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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X파일' 누가, 왜 만들었나...정치권 떠도는 '설설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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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길 바쁜 대선 정국에서 여야 모두에 '윤석열 X파일'이란 복병이 튀어나왔다.
실체 여부를 떠나 '누가, 왜' 만들었는지를 두고 여야의 공방이 가열되는 모습이다.
'윤석열 X파일'을 봤다고 주장하며 논란에 불을 지핀 장성철 공감과논쟁정책센터 소장은 22일 라디오에 잇달아 출연해 문건 작성의 주체로 '여권'을 지목했다.
여권은 당장 "뒤집어씌우기 전략"(강훈식 더불어민주당 대선경선기획단 공동단장)이라고 발끈했다. 'X파일' 내용의 진실 여부를 호도하려고 물타기에 나섰다는 지적이다. 출처를 따지기보다 내용 검증이 우선돼야 한다는 요구도 깔려 있다.
다들 있다고는 하는데, 정작 실체는 드러나지 않은 '윤석열 X파일'. 그 출처를 둘러싸고 정치권에 나도는 여러 '썰'들을 정리해봤다.
장성철 공감과논쟁정책센터소장이 19일 '윤석열 X파일'에 대해 페이스북에 언급하기 전, '윤석열 X파일'에 대한 언론 보도의 가장 많은 '지분'을 갖고 있던 사람은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다.
송 대표가 처음 윤석열 파일에 대해 거론한 건, 5월 25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 앞에서 열린 '개혁국민운동본부' 집회 현장에서다. 당시 송 대표는 검찰개혁 필요성을 언급하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수많은 사건, 윤우진 등에 대한 파일들을 차곡차곡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서 '윤우진'은 윤 전 총장 측근인 윤대진 전 검사장의 친형이자 전 용산세무서장으로, 그와 관련된 뇌물수수 무마 의혹 사건을 말한다.
송 대표의 이 발언은 다음 날인 5월 26일 오전 조선일보 홈페이지에 '송영길 "윤석열 파일 차곡차곡 준비하고 있다"' 제목의 기사로 실린다.
이후 송 대표에겐 '윤석열 X파일'의 실체를 묻는 질문이 따라 붙었고, 송 대표는 'X파일'이란 표현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검증자료를 모으고 있다" "불완전판매가 되지 않도록 충분히 자신의 상품을 설명해줘야 한다"(1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는 식의 발언으로 윤 전 총장에 대한 검증 의지를 피력해왔다.
그럼 송 대표를 '윤석열 X파일'의 최초 언급자로 볼 수 있을까.
그건 아니다. 송 대표보다 앞서 '윤석열 X파일'을 콕 집어 언급한 인물은 따로 있다. 바로 국민의힘 전신(前身)인 한나라당 국회의원을 지낸 신지호 전 의원이다.
신 전 의원은 송 대표의 발언이 있기 하루 전인 5월 24일자 '주간조선'에 '검사 윤석열 파일은 왜 야권서 등장했을까'란 제목의 칼럼을 쓰며 세상에 처음 '윤석열 파일'의 실체를 공식화한다.
칼럼 내용을 잠깐 옮겨 보면 이렇다.
"최근 여의도 정가에 '윤석열 파일'이 등장했다고 한다. 그런데 내용이 자못 흥미롭다. (중략) 파일에는 윤석열 검사가 수사하면서 특정 피의자를 친소(親疏)관계 때문에 봐주는 등 사건처리를 엄정하게 하지 않았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한다. 심지어 재벌 비위 수사를 뭉갰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신 전 의원은 칼럼에서 "내용 못지않게 흥미로운 대목이 있다. 이 파일이 목격된 장소가 야당 의원실이라는 점"이라고 밝혔다.
그렇다고 신 전 의원이 문건의 생산자를 야권이라고 보는 건 아니다. 그는 문건에 대해 "법무·검찰의 내부정보를 획득해야만 각색을 통해 생산 가능한 '작품'"이란 점에서 야권에서 생산했을 가능성은 "제로"라고 했다.
신 전 의원의 말대로라면, 여권에서 만든 문건이 왜 야당 의원실에서 목격된 걸까.
그 배경을 두고 신 전 의원은 여권과 야권 일부의 노림수가 맞아떨어졌다는 주장을 폈다. 네거티브 전략에 신중해진 여권이 '이간계'(離間計)를 펼쳤다는 것. '여권발' 정치공작이 아닌 '야권발' 내부검증으로 포장시키기 위한 포석이란 주장이다.
그는 "마침 야권에서도 윤석열 때리기의 수요가 발생했다"며 "대선 후보 경선에서 윤석열을 제쳐야 하는 사람들 또한 윤석열을 무너뜨릴 비책(秘策)을 찾아 헤매고 있다. 이들이 '여권발 야권행 X파일'을 마다하는 것은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가는 것보다 몇 곱절 힘들다"고 적었다.
여권 못지않게 야권 내부에서도 윤석열 전 총장을 제거하려는 세력들이 적지 않다는 얘기다.
이런 맥락에서 정치권에선 '윤석열 X파일'의 생산 주체로, 공안 검사 출신인 황교안 전 국무총리를 거론하는 호사가들의 이야기도 나온다.
그 근거는 두 사람의 '구원(舊怨)'이다. '황교안 반격설'은 두 사람이 검찰 조직의 양대산맥인 특수부(윤석열), 공안부(황교안)를 대표하는 인물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윤석열 전 총장 취임 이후 주요 보직에 특수부 측근들을 포진시키며 황 전 총리로 대표되는 공안부 라인을 몰락시켰다는 점 ▲황 전 총리가 법무부 장관 시절 윤 전 총장을 징계한 당사자라는 점 등을 미뤄 봤을 때, 이번 '윤석열 X파일'은 윤 전 총장 관련한 불만, 정보를 축적한 구(舊) 공안 라인의 반격으로 볼 수 있다는 것.
진성(眞性) 친박들 사이에선 박근혜 전 대통령을 구속시킨 윤석열의 '원죄'도 거론된다. 이 밖에도 장성철 소장이 김무성 전 대표의 보좌관 출신이란 점에서 '김무성 배후설'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김남국 민주당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나와 "왜 하필 이 시점에 이게 나와서 윤석열 총장을 공격하는가, 그리고 장 소장이 너무 많은 인터뷰를 하며 이것을 계속 확대하고 키우고 있다는 점을 봤을 때 뭔가 냄새가 난다"며 "결국 야권에서 윤석열 전 총장이 아닌 새로운 후보를 옹립하기 위한 작업, 작전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야권 내부 투쟁설을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장성철 소장은 "김무성 전 의원,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와의 관련설은 터무니없는 가짜뉴스"라고 일축했다.
그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김 대표 보좌관을 10년 하고, 2018년 3월에 그만둔 뒤 김 대표와 통화하거나 찾아뵙기는커녕 마포포럼에도 단 한 번도 안 갔다"며 "이를 연관시킨 것은 정치분석가들의 참 허황된 얘기"라고 반박했다.
황교안 전 대표와의 관련설에 대해서도 "그뿐 아니라 한 10가지 소설이 돌아다니는데 다 아니다"라면서도 "나중에 말씀드리겠다"고만 했다.
그러면서 문건의 출처로 '여권'을 콕 집었다. 그는 입수 경위에 대해 ▲정치권 정보에 능통한 10년 이상 된 분이 ▲'여권 쪽에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말하며 전달해 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발 더 나아가 '기관 개입설'도 띄웠다. 그는 "제 의심과 추측이지만 (문건 작성에) 어떤 기관의 힘이 좀 개입되지 않았을까"라며 "(전달해 준 사람이) 저한테 얘기를 해 줬기에 저는 안다"고 했다.
다만 "이를 말하면 정보를 준 쪽, 만든 쪽이 상당히 여러 가지로 문제가 될 것이기에 좀 조심해 달라고 그러더라"라며 출처에 대해선 함구하며 논란을 키우고 있다.
이에 윤석열 전 총장은 이상록 대변인을 통해 "(문건 출처에 대해서) 공기관과 집권당에서 개입해 작성한 것처럼 말하던데, 그렇다면 명백한 불법사찰"이라며 "출처 불명 괴문서로 정치공작하지 말고 진실이라면 내용·근거·출처를 공개하기 바란다"고 정면 돌파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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