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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 제재에 어김없이 시민 보복 학살로 맞선 미얀마 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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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쿠데타 군부가 유엔의 금수조치 결의안 가결 직후 시민들을 또 학살했다. 앞서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의 공동 행동을 확인한 뒤 시민들을 보복 살해했던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22일 이라와디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군부는 지난 18일 유엔 결의안이 나온 이후 주말 동안 전국에서 최소 13명의 시민을 사살했다. 19일 만행은 시민방위군의 무장 투쟁이 가장 활발한 사가잉주(州)에 집중됐다. 밤 사이 군병력은 먀웅 마을에서 집으로 귀가하던 시민단체 활동가 3명을 거리에서 사살했다. 소식을 듣고 현장에 도착한 시민군 2명도 군의 중화기에 목숨을 잃었다. 비슷한 시간 3대의 트럭에 나눠 탄 군병력은 케일 마을도 급습, 4명의 시민을 죽였다.
다음날도 학살은 계속됐다. 군부는 20일 밤 만달레이 렛판흘라 마을의 학교 앞을 걸어가던 시민 2명에게 실탄을 발사했고 이들은 현장에서 즉사했다. 사망자 중 한 명은 곧 결혼식을 올릴 예비 신부였다. 같은 날 몬주 묘람마인 마을의 청년 2명은 군부의 검문에 불응하다 현장에서 사살됐다. 만달레이와 몬주 역시 지난 4월 말 이후 시민방위군의 매서운 반격에 군병력의 인명 피해가 속출한 지역이다.
군부는 이날 오전 만달레이 시민군의 은신처까지 급습했다. 이번 공격으로 찬먀따지 지역의 한 학교 기숙사에 은신하고 있던 시민군 상당수가 중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만달레이 시민군 대변인은 "일단 안전한 곳으로 피한 뒤 전투를 계속할 것"이라며 도심 내 추가 교전을 예고했다.
국제사회 제재 후 보복 학살 자행은 이번이 벌써 세 번째다. 군부는 지난 3월 2일 "군부의 폭력 자제를 요청한다"는 아세안 외교장관의 성명이 발표된 다음날 전국에서 30여 명의 시민을 사살한 바 있다. 지난 5일 에야와디주에서 발생한 20명의 시민 학살 사태도 아세안이 원인이었다. 학살 전날 림 족 호이 아세안 사무총장과 에리완 유소프 브루나이 제2외교장관이 군부 수장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을 만나 '평화적 사태 해결'을 촉구하고 떠나자 기다렸다는 듯 비폭력 시위를 이어가던 에야와디 주민들을 죽인 것이다.
미얀마 민주화의 상징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은 군부의 만행에 끝까지 버티자고 독려했다. 전날 수도 네피도에서 열린 그의 재판에 참석한 변호인단은 "수치 고문이 '힘든 시기지만 어느 때보다 시민들의 연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쿠데타 직후 구금된 수치 고문은 재판 과정에서도 검찰 측 증인의 허위 증언을 지적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미얀마 정치범 지원협회에 따르면 전날까지 군부의 총탄에 사망한 시민은 최소 873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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