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의무접종 '인체실험' 말라"... 줄잇는 美 법정다툼

입력
2021.06.21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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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L 스타선수도 공개반발
"백신 맞느니 은퇴하겠다"

지난해 미국 프로풋볼(NFL) 올프로세컨드팀에 선정됐던 버팔로 빌스 소속 와이드리시버 폴 비슬리가 2일 누욕주 오차드파크에서 훈련하고 있다. 오차드파크=AP 연합뉴스

지난해 미국 프로풋볼(NFL) 올프로세컨드팀에 선정됐던 버팔로 빌스 소속 와이드리시버 폴 비슬리가 2일 누욕주 오차드파크에서 훈련하고 있다. 오차드파크=AP 연합뉴스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정체 국면에 들어선 가운데, 일부 직장 내 백신 의무 접종을 둘러싼 법적 분쟁도 속출하고 있다. 고용주가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미국 당국의 유권해석에도 불구, 백신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만큼 ‘인체 실험’의 대상이 되긴 싫다는 이유다. 심지어 유명 운동선수까지 백신을 맞을 바엔 차라리 은퇴를 하겠다고 나섰다.

20일(현지시간) 미국 ABC뉴스는 일부 회사의 백신 의무화가 법정 다툼으로 번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7일까지 전 직원에게 백신을 맞도록 했던 휴스턴 감리교병원이 이를 따르지 않은 178명에 대해 14일간 무급 정직 처분을 내리자, 간호사 등 직원 117명이 병원을 상대로 소송을 낸 게 대표적이다. 텍사스주 남부지구 연방 지방법원 린 휴스 판사는 12일 이들의 청구를 기각했다.

휴스 판사는 “백신 접종 의무화는 강압적 정책이 아니다”라며 “팬데믹(전염병 세계적 대유행)에서 병원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백신 접종의 선호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밝혔다. 원고들은 코로나19 백신이 미 식품의약국(FDA)에서 긴급 허가를 받은 것에 불과하다며 병원이 강제적 의료 실험을 금지한 ‘뉘른베르크 강령’을 위반했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4월엔 노스캐롤라이나주 더럼 카운티의 보안관 클라렌스 버크헤드를 상대로 백신 의무접종에 반대하는 소송도 제기됐다. 소송을 낸 크리스토퍼 네브(순찰 담당)는 5년 동안 보안관실에서 일했는데, 올해 3월 백신 접종 명령을 따르지 않았기 때문에 해고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백신 의무 접종의 연방법 위반 가능성을 지적한 뒤, “이 백신들은 여전히 위험하다”면서 복직을 요구했다.

또, 로스앤젤레스(LA) 통합 교육구를 상대로 '의료 자유를 위한 캘리포니아 교육자들'이라는 단체가 백신과 관련해 낸 소송도 있다. 지난 2월엔 뉴멕시코주 도나아나 카운티의 구치소 간부 아이작 라가레타가 백신을 맞지 않았다는 이유로 퇴직하게 됐다며 카운티와 구치소 관계자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백신 ‘비(非)접종’ 배수진을 치는 유명 인사도 나왔다. 지난해 미 프로풋볼(NFL) 올프로세컨드팀에 선정됐던 버펄로 빌스 소속 와이드리시버 콜 비슬리는 이날 트위터에 “코로나19로 죽을 수도 있겠지만, 사는 것처럼 살다가 죽겠다”고 적으며 백신 접종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코로나19에 걸릴 가능성을 열어놓은 채 면역력을 강화하겠다. 잘 먹고, 물을 마시고, 운동을 하고, 내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비슬리는 “이것은 내 경험에 기초한 나의 선택이고, 만약 은퇴를 강요받는다면 그렇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많은 선수들이 있지만 공개하지는 않고 있다”고도 했다. NFL은 최근 코로나19 백신 접종자에 한해 검사 의무를 완화하는 등의 신규 지침을 발표했다.

김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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