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흔들릴라... "X파일, 짜증만 유발" 일축한 이준석

"사실 아니거나 문제 안 되는 내용"

윤석열(오른쪽) 전 검찰총장이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연세대 김대중 도서관을 방문해 도서관장인 김성재 전 문체부 장관의 안내를 받으며 전시물을 살펴보고 있다. 윤 전 총장 측 제공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가족의 의혹을 모아놨다는 이른바 '윤석열 X파일'. 실체가 명확히 확인되기도 전에 위력이 커지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21일 "문제 되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지만, 'X파일'이라는 이름 자체가 윤 전 총장을 흔드는 상황이 됐다.

이 대표는 21일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내용 없이 회자되는 X파일은 국민들에게 피로감과 짜증만 유발한다"며 반격에 나섰다. 그는 "언급되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거나 사실상 문제 되지 않은 내용일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문재인 정부가 윤 전 총장의 검찰총작직 사퇴를 거세게 압박한 만큼, 문제 될 만한 내용이 있다면 이미 문제 삼았을 것"이라는 점을 근거로 들면서다.

이 대표는 이어 "형사적으로 문제가 될 만한 내용이라면 수사기관에 관련 자료를 넘기고, 도덕적 지탄받을 일이라면 공개하고 평가받아야 한다"며 "그게 아니면 정치 공작에 가까운 것"이라고 했다. X파일을 흔들며 의혹을 키우는 세력을 겨냥한 것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역시 "아니면 말고 식 마타도어에 이 나라의 미래를 저당 잡힐 순 없다"며 "선거 때만 되면 등장하는 흑색선전이나 거짓 제보는 버려야 할 적폐 중 적폐"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이 'X파일 방어'에 나선 것은 파괴력이 더 커질 것을 우려해서다. 'X파일'이 오르내리며 의혹이 부풀려지는 것만으로 윤 전 총장의 도덕성엔 금이 갈 가능성이 크다.

'윤석열 X파일이 있다'는 설을 만든 건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다. 지난달 "윤석열의 수많은 사건에 대한 파일을 차곡차곡 준비하고 있다"고 한 것이 시작이었다. 보수 야권 인사인 장성철 공감과논쟁정책센터 소장이 지난 19일 "X파일을 보니, 방어는 어렵겠다"는 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이후 X파일 실체 논란이 가열됐다. 윤 전 총장 측은 "대응하지 않겠다"며 선을 긋고 있다.

국민의힘은 윤 전 총장이 당 밖에서 X파일 공세를 제대로 막아낼 수 있을지를 걱정한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윤 전 총장 가족 의혹 등에 대해 우리가 나서서 해명하는 것은 모양새가 이상하다"며 "윤 전 총장이 직접 해명해야 하는데, 주변 조직을 보면 잘 대처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