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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평소 화재 훈련 덕에 빨리 대피? 거짓말...훈련한 적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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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이천 덕평물류센터 화재로 쿠팡의 열악한 노동 환경이 재조명된 가운데, 이천 물류센터가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화재 대피 훈련을 실시한 적이 없다는 주장이 나왔다. '정기적인 비상 대피 훈련 덕분에 물류센터 전 직원이 신속하게 대피했다'는 쿠팡의 설명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주장이다.
주장이 사실이라면 과로사 문제와 함께 소홀한 노동자의 안전 관리까지 비윤리적 경영이란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2019년 가을부터 지난해 8월까지 이천 물류센터에서 근무했다는 A씨는 21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화재 대피 훈련을 한 적이 없다. 회사가 허위 발표를 했다"고 밝혔다.
A씨는 "회사에서 이번 화재가 발생했을 때 정기 대피 훈련을 했고 절차에 따라 사원이 전부 대피했다는 주장을 했다"며 "그 얘기를 듣고 제 주변 노동자들한테 다 물어봤는데 그런 소리를 듣고 오히려 화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극히 일부 노동자가 화재 대피 훈련을 받아본 적은 있다"며 "전체적으로 정기적인 대피 훈련이 있었다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강조했다.
A씨는 '훈련을 한 극히 일부는 어떤 사람들이냐'는 질문에 "그건 잘 모르겠지만 아마 현장 관리자들 일 것"이라며 "관리자 개개인 성향에 따라 훈련을 실시한 관리자가 있겠지만 대부분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사고가 반복되면 안 된다. 일단 전 센터 차원에서 모든 직원이 함께 화재 대피, 그리고 화재 발생 시 대응 요령 같은 걸 습득하는 훈련을 정기적으로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A씨는 물류센터 내부는 처음 온 사람이 길을 잃을 정도로 복잡한 구조로 돼 있다고 설명했다. 내부 구조 특성상 화재 진압이 쉽지 않았다는 의미다. 그는 "한 개의 층에 다락처럼 복층으로 만들어놨다. 미로처럼 출구를 찾기가 어렵다"며 "10m 정도 되는 공간을 전부 활용하기 위해 물건을 가득 쌓아놨다"고 말했다.
A씨는 화재경보기 오작동 사례가 많아 관리자 모두 경보기 작동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고 전했다. 오히려 경보기가 울려도 상황을 점검하지 않고 업무만 강조한다고 했다. 그는 "쿠팡 자체가 계속해서 일만 시키는 구조"라며 "경보기 오작동이 많고 돌발 상황이 발생해도 계속 일을 시키는 문화가 자리 잡혔다"고 지적했다.
A씨는 직원들의 휴대폰 반입이 금지돼 화재 발견이나 신고가 늦어졌다고 질타했다. 그는 "쿠팡 측에선 휴대폰을 보면 딴짓하다가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로 (휴대폰) 반입을 금지시킨다"며 "최초로 (화재를) 목격한 분도 휴대폰이 없어 (신고하거나 이를 알리려면) 휴대폰이 있는 사람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A씨는 화재가 발생한 새벽에는 휴대폰이 있는 관리자가 적어 빠른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물류센터 내부에 비상전화가 설치돼 있지 않아 비상 상황을 알리기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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