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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선수촌 공개… ‘금빛 소변기’에 日 네티즌 ‘황당’

입력
2021.06.21 10:09
수정
2021.06.21 16:57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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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가 20일 언론에 선수촌 시설을 공개한 가운데, '금빛 화장실'이 도쿄 시민들의 조롱을 받고 있다. 트위터 캡처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가 20일 언론에 선수촌 시설을 공개한 가운데, '금빛 화장실'이 도쿄 시민들의 조롱을 받고 있다. 트위터 캡처

도쿄올림픽·패럴림픽 대회 조직위원회가 20일 도쿄도 주오구의 선수촌 시설을 보도진에 공개했다. 주거용 건물과 식당,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증상이 있거나 검사에서 양성이 된 선수들을 격리 치료하기 위한 ‘발열 외래’ 진료소 등이 완성돼 다음 달 13일 개촌을 앞두고 공개됐다. 하지만 도쿄올림픽 개최에 대한 일본 내 여론이 매우 안 좋은 데다가 선수촌에는 주류 반입 등의 ‘특혜’를 제공한다는 데 대한 불만이 치솟은 상태여서, 이날 공개된 선수촌 모습을 담은 사진 등이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 확산되며 일본 네티즌의 불만이 쇄도했다.

21일 요미우리신문 등이 보도한 선수촌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건물은 은행 및 세탁소, 인터넷 카페 등이 입점하는 공용 공간인 ‘빌리지 플라자’이다. 전국에서 제공된 약 4만 개의 목재로 건축됐고, 대회가 끝나면 해체해 목재를 전국 공공시설 등에서 재활용하기로 했다. 식당에서는 일본산 식재료를 주로 사용해 세계 각국 요리를 제공하는 약 700종의 메뉴가 마련됐다. 식당 입구에는 혼잡 상태를 표시하는 모니터가 설치돼 있다. 선수촌 중앙에는 ‘발열 외래’ 진료소가 마련돼, 매일 PCR 검사를 받는 선수들 중 양성 반응이 나오거나 의심 증상이 있는 경우 진찰을 받도록 했다.

20일 보도진에 공개된 도쿄올림픽 선수촌의 식당은 3,000명을 수용할 수 있으며, 전세계 700여 개 메뉴를 제공한다. 감염 예방을 위해 입구에는 혼잡도를 표시하는 스크린이 마련됐다. 도쿄=EPA 연합뉴스

20일 보도진에 공개된 도쿄올림픽 선수촌의 식당은 3,000명을 수용할 수 있으며, 전세계 700여 개 메뉴를 제공한다. 감염 예방을 위해 입구에는 혼잡도를 표시하는 스크린이 마련됐다. 도쿄=EPA 연합뉴스

인터넷에서 화제가 된 것은 그중 빌리지 플라자에 있는 ‘금 장식 화장실’이다. 변기와 세면대에 금빛 장식 디자인을 한 것으로 진짜 금을 사용한 것은 아니다. 닛칸스포츠에 따르면 이 디자인은 “금메달을 노리고 도쿄에 오는 전세계의 선수에 대한 응원의 마음을 담은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 사진은 트위터에서 급속도로 확산되며 ‘어리석다’ ‘세금낭비’ 등의 비판을 받았다.

이미 국민들은 코로나19로 식당에서 주류 제공 금지 등의 조치 때문에 자숙을 강요받으면서도 도쿄올림픽을 강행하는 일본 정부에 대한 불만이 매우 높다. 특히 선수촌 내에는 정해진 수량 내에서 주류 반입을 허용한다는 등의 조치가 발표되면서 “선수촌은 치외법권이냐” “특혜를 준다”는 등의 목소리가 강하게 제기되는 상황이다 보니, 심각한 문제는 없어 보이는 선수촌 사진 공개에도 이 같은 반발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20일 보도진에 공개된 도쿄올림픽 선수촌의 침실 모습. 도쿄=AP 연합뉴스

20일 보도진에 공개된 도쿄올림픽 선수촌의 침실 모습. 도쿄=AP 연합뉴스

이런 상황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선수촌에서 음식배달 서비스인 ‘우버 이츠’를 이용할 수 있게 해 달라고 대회 조직위원회에 요청해 조직위가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고 닛칸스포츠는 보도했다. 3,000명을 수용하는 대형 식당에서의 감염을 우려해 기피하는 선수들이 있을 것으로 보고, 이들이 음식을 배달해 먹을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요청이다. 하지만 이 경우 조직위가 허용한 이상의 주류 반입이 가능할 수 있어 위원회가 난색을 표하고 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조직위는 앞서 선수들이 주류를 반입하더라도 혼자 마셔야 한다, 여러 명이 마시면 안 된다고 정한 상태이지만 실제 메달을 따고 축제 분위기가 되면 통제가 가능하겠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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