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정치적 자폐증 심각"… 러시아 역성드는 중국

입력
2021.06.18 14:33
수정
2021.06.18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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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푸틴에게 '중국 위협론' 강조하자 반박
中, "러시아 압박하는 건 美, 중국은 기회" 강조
"중러 불협화음 충동질말라, 회담은 푸틴 승리"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정상회담을 갖기 전 악수하고 있다. 제네바=AP 뉴시스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정상회담을 갖기 전 악수하고 있다. 제네바=AP 뉴시스


미러 정상회담을 지켜본 중국의 입장이 더 선명해졌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비판을 이간질로 규정해 적극 반박하고 있다. 반면 미국에 맞선 러시아를 역성드는 데 여념이 없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첫 대면 정상회담 상대로 미러 양국을 저울질하는 중국이 갈수록 러시아로 무게 중심을 옮기는 모습이다.

중국 매체들은 회담 후 바이든 대통령의 공격성 발언을 조목조목 맞받아쳤다. "러시아는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고, 중국 때문에 찌그러졌다"는 지적에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18일 "러시아를 바보 취급하는 것"이라며 "러시아를 압박하는 건 중국이 아닌 미국"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은 이미 90회가 넘는 대러 제재를 가해 개인 400명, 단체 500곳을 블랙리스트에 올렸다는 구체적 수치도 제시했다.

이어 "미국은 러시아에 해악을 끼치고 중국에 책임을 전가하려 한다"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심각한 정치적 자폐증과 나르시시즘에서만 가능한 환상에 빠져 있다"고 몰아세웠다. 바이든 대통령이 "러시아와 중국은 수천 마일의 국경을 접하고 있다"며 "중국은 가장 강력한 경제·군사대국"이라고 '중국 위협론'을 부각시키자 역공에 나선 것이다.

16일 정상회담이 열린 스위스 제네바 '빌라 라 그랑주'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제네바=AP 뉴시스

16일 정상회담이 열린 스위스 제네바 '빌라 라 그랑주'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제네바=AP 뉴시스


그러면서 미러 간 연간 교역액은 200억 달러인 반면, 중러 교역 규모는 그보다 5배 많은 1,000억 달러라며 △첨단기술 △달 탐사 △원자력 △에너지 등으로 협력 분야를 확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지난해 러시아에서 8,357만 톤의 원유를 수입했다. 진찬룽(金燦榮) 인민대 교수는 "중러 간 불협화음을 일으키려는 바이든 대통령의 방식은 조악했고 아무 효과도 없었다"고 단언했다. 동시에 "중국의 경제발전이 러시아에 위협이 아니라 기회라는 건 상식"이라며 "누가 러시아를 힘들게 하고, 누가 러시아의 경제난을 도울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신랑망은 "바이든 대통령은 노골적으로 중러 관계를 충동질하고 있다"며 "미국 정치인들은 비정상"이라고 비판했다. 또 "미국이 러시아를 흔들려 했지만 이번 회담은 푸틴 대통령의 엄청난 외교적 승리로 끝났다"고 평가했다. 특히 중국은 "미국처럼 중국을 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미국과의 관계에 환상이 없다"는 푸틴 대통령의 발언에 열광했다. 중국청년망은 "푸틴 대통령은 당당했다"면서 "중러 관계의 수준은 러시아가 중국의 발전을 경계하는 단계를 넘어섰다"고 전했다. 뤼샹(呂祥)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은 "바이든은 푸틴 대통령의 경험과 지혜를 과소평가했다"고 꼬집었다.

베이징= 김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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