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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언론개혁안,  정치적 의도 있어선 안돼

입력
2021.06.18 04:30
27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미디어혁신 특별위원회 제6차 회의에서 김용민 특위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미디어혁신 특별위원회 제6차 회의에서 김용민 특위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더불어민주당 미디어혁신 특위가 17일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포털의 뉴스 편집권 배제,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을 골자로 한 언론개혁 추진방향을 내놨다. 송영길 대표는 “여당은 기득권을 내려놓기 위해 공영방송 사장 후보자 추천권을 국민에게 돌려드릴 것”이라며 “포털의 뉴스 편집권도 국민에게 돌려줘서 매체 선택을 이용자가 결정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대략적인 단계이긴 하지만 공영방송의 독립성 확보, 뉴스 이용자의 선택권 및 언론 책임 강화라는 방향 자체는 원론적으로 타당하다.

문제는 디테일이다. 세부 추진 과정에서 언론 환경을 자기 진영에 유리하게 재편하려는 정치적 꼼수가 개입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그간 정치권이 행사해온 공영방송 이사 추천권을 국민에게 돌려준다고 했으나 실제 추천위원회를 어떻게 구성할지는 불분명하다. 추천위가 정치적 색채를 띤 언론 및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될 경우 정치권의 대리전 논란이 빚어질 수 있다.

포털의 뉴스 편집권 배제도 논의가 더 필요하다. 포털이 초기 화면에서 뉴스를 편집해 선별적으로 제공하는 것보다 이용자 스스로 뉴스 매체를 구독하는 방식이 바람직한 방향이지만 인공지능(AI)에 의한 뉴스 추천까지 정부가 막는 것은 과도한 개입으로 판단된다. AI 추천 뉴스에 대한 여당의 거부 반응에는 정권에 비판적인 뉴스가 확산하는 것을 막겠다는 속내가 깔린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마찬가지다. 허위 보도 피해에 대해 언론의 책임이 강화될 필요가 있으나 현행 명예훼손죄에 대한 과도한 형사 처벌 제도를 감안하면 언론 자유를 위축시킬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다.

이처럼 각 사안마다 상당한 논의가 필요한 만큼 긴 호흡을 갖고 세부 방안을 신중하게 마련해야 한다. 만약 여당이 의견 수렴 절차를 건너뛰고 졸속으로 세부 안을 만들어 입법을 밀어붙인다면 언론 길들이기 내지 언론 장악 시도라는 비판이 나올 것은 명약관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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