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각대장' 푸틴, 이번엔 바이든보다 빨랐다

입력
2021.06.16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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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美 대통령보다 15분 빨리 도착
'미러 회담 진지하게 임한다' 메시지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6일 스위스 제네바 '빌 라 그렁주'에서 만나 정상회담에 앞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제네바=AFP 연합뉴스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6일 스위스 제네바 '빌 라 그렁주'에서 만나 정상회담에 앞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제네바=AF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이 16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시작됐다. 평소 외국 지도자와의 주요 회담에서 시간을 지키지 않기로 유명한 푸틴 대통령은 이날 오히려 바이든 대통령보다 먼저 회담장에 도착했다.

외신을 종합하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낮 12시27분(한국시간 오후 7시27분) 제네바에 도착했다. 그는 곧바로 회담 장소인 ‘빌라 라 그렁주’를 향해 출발했고 오후 1시4분 이곳에서 기 파르믈랭 스위스 대통령의 환대를 받았다.

전날 제네바에 도착, 숙소인 인터콘티넨탈 호텔에 머무르던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의 도착 소식이 알려진 오후 1시12분 회담장으로 출발, 19분 도착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보다 15분 늦게 도착한 셈이다.

두 정상은 5분 뒤인 오후 1시24분 빌라 라 그랑주에서 만났다. 이후 푸틴 대통령이 오후 1시35분 회담 자리에 먼저 도착하면서 정상회담은 당초 예상시간에서 벗어나지 않고 진행됐다. 외국 정상과의 회담 때마다 늦은 탓에 ‘지각 대장’이란 오명을 이어온 푸틴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약속된 시간을 맞추면서 이번 회담을 진지하게 임한다는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푸틴 대통령은 2014년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의 회담 때는 4시간 15분이나 늦게 나타났다. 2018년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와의 회담 때는 2시간 30분, 문재인 대통령과 만난 2019년에는 2시간 가까이 늦게 모습을 드러냈다. 그의 상습 지각을 두고 기선 제압을 위한 ‘의도적 전술’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다만 정상이 아닌 프란치스코 교황과의 만남(2015년) 당시에도 50분 늦은 점 등을 비춰볼 때 개인적 특성이 더 강하게 반영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허경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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