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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명록에 새 '지평선'을 열었다" 윤석열 '비문(非文)' 방명록 입길

입력
2021.06.16 18:00
수정
2021.06.16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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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민주당 의원 "지평선 아닌 지평이 맞아"
"성찰이란 표현도 통찰로 바꿔야" 지적도
누리꾼들 비문 고친 '첨삭 버전' 올리며 비꼬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1일 서울 마포구 동교동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을 방문,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 제공. 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1일 서울 마포구 동교동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을 방문,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 제공. 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악필'(惡筆) 방명록이 화제가 된 가운데 이번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비문(非文)' 방명록이 입길에 올랐다.

문맥에 맞지 않는 어색한 표현을 사용했다는 지적인데, 여권 지지 성향의 누리꾼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방명록 망테크에 추가로 탑승했다", "무식하다"는 노골적인 조롱을 쏟아내고 있다.

윤 전 총장 측에 따르면, 그는 11일 6·15 남북공동선언 21주년을 맞아 서울 마포구 동교동의 '김대중도서관'을 찾아 방명록에 글을 남겼다. 고(故)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업적을 기리고, DJ정신을 본받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려는 의도였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김대중도서관을 방문해 남긴 방명록 내용. 윤 전 총장 측 제공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김대중도서관을 방문해 남긴 방명록 내용. 윤 전 총장 측 제공

내용은 물론 좋은 말로 가득하다. "정보화 기반과 인권의 가치로 대한민국의 새 지평선을 여신 김대중 대통령님의 성찰과 가르침을 깊이 새기겠습니다."

문제는 어색한 표현과 어법이었다. 당장 여권에선 "단어 선택이 잘못됐다", "문맥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캡처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캡처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평선을 열다'는 말을 문제 삼았다. 정 의원은 "'지평을 열다'는 말은 들어봤어도 '지평선을 열다'는 말은 처음이다"며 "윤 전 총장이 언어의 새 지평을 여셨네요"라고 혀를 찼다.

국어사전에 따르면, 지평선(地平線)은 '편평한 대지의 끝과 하늘이 맞닿아 경계를 이루는 선'을 의미한다.

반면 지평(地平)은 3가지 뜻이 있다. ①대지의 편평한 면. ②편평한 대지의 끝과 하늘이 맞닿아 경계를 이루는 선. ③사물의 전망이나 가능성 따위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문맥상 윤 전 총장은 ③번의 뜻을 의도한 것으로 보인다. 정 의원은 "솔잎은 송충이를 먹고 될 성부른 떡잎은 나무부터 알아보겠다"고 비꼬았다.

윤석열 전 총장의 방명록에서 드러난 어법을 지적한 누리꾼들은 '첨삭 버전'을 올리기도 했다. 페이스북 캡처

윤석열 전 총장의 방명록에서 드러난 어법을 지적한 누리꾼들은 '첨삭 버전'을 올리기도 했다. 페이스북 캡처

논란이 된 또 다른 표현은 '성찰'이다. 성찰은 '자기의 마음을 반성하고 살핌'이라는 의미를 지녔는데, 문맥상 '성찰'이 아니라 '통찰'(예리한 관찰력으로 사물을 환히 꿰뚫어봄)이 더 어울리지 않느냐는 지적이다.

SNS에선 비판과 함께 윤 전 총장 비문을 고쳐 놓은 여러 '첨삭 지도 버전'이 나돌기도 했다.

직접 첨삭 글을 올린 한 누리꾼은 "윤석열의 방명록은 철저한 비문에 가깝다. 율사는 말과 글로 존재를 증명해야 하는데 처참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비문투성이 방명록에서 잘 알 수 있는 건, 기본적인 단어를 틀리는 무식함과 김대중 대통령님에 대한 기본 상식도 없다는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강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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