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모더나· AZ ... 내가 맞을 백신은 어느 병원에"

입력
2021.06.17 04:3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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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50대부터, 나머지 연령 8월부터 "?
3분기 접종 대상 일반인으로 확대
배정된 백신 있는 병원으로? 찾아가야

서울 강서구 부민병원에서 코로나19 백신을 예약한 사람들이 접종을 기다리고 있다. 이 병원은 아스트라제네카와 얀센 백신의 예진실과 접종실을 분리해 운영하고 있다. 부민병원 제공

서울 강서구 부민병원에서 코로나19 백신을 예약한 사람들이 접종을 기다리고 있다. 이 병원은 아스트라제네카와 얀센 백신의 예진실과 접종실을 분리해 운영하고 있다. 부민병원 제공

“얀센 백신 맞는 분들에게는 아스트라제네카(AZ) 접종자와 구분되도록 예진표에 스티커를 붙여 드려요. 예진실과 접종실도 두 백신을 구분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16일 AZ와 얀센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있는 서울 강서구 부민병원 관계자의 설명이다. 두 백신 접종자의 동선을 아예 분리하는 건 접종 대상자는 물론, 의료진이 헷갈릴 일을 아예 없애자는 것이다. 이 병원은 다음 달부터 화이자, 모더나 백신도 접종하겠다고 정부에 신청했다. 병원 관계자는 “하반기에 백신 종류나 예약자 수가 더 늘면 백신마다 서로 다른 층에서 접종하는 방식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AZ 해봤더니, 화이자·모더나도 맞힐 수 있겠네"

이날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3분기 접종이 시작되는)7월에는 50대에 대한 우선접종을 실시하고 나머지 연령은 8월 정도부터 접종을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3분기 예방접종 계획을 세워야 하는 방역당국은 전날부터 화이자, 모더나 백신을 접종할 위탁의료기관의 신청을 받고 있다. 접종 대상이 일반 국민들로 확대되는 3분기에는 의료기관이 접종할 백신을 선택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추진단은 “신청이 꽤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전했고, 각 병의원에서도 “AZ 접종했던 병원들은 요령이 생겨 화이자, 모더나도 접종하길 원하는 곳이 많다”는 분위기다.

정부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위탁받은 의료기관은 전국 병·의원 약 1만2,800곳. 지금까지 이들은 AZ 백신을 주로 다뤘는데, 앞으로는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도 접종할 수 있다. 화이자 백신은 당초 냉동 보관 때문에 예방접종센터에서만 맞았지만, 냉장 온도(2~8도)에서도 한 달간 보관이 가능하도록 규정이 바뀌면서 냉동 설비가 없는 일반 병·의원도 접종이 가능해졌다.

30세 이상 예비군·민방위 등에 대한 얀센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10일 오후 예방접종 위탁의료기관인 인구보건복지협회 제주가족보건의원 접종실에서 의료진이 얀센 백신을 들어 보이고 있다. 제주=뉴시스

30세 이상 예비군·민방위 등에 대한 얀센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10일 오후 예방접종 위탁의료기관인 인구보건복지협회 제주가족보건의원 접종실에서 의료진이 얀센 백신을 들어 보이고 있다. 제주=뉴시스

얀센 백신은 이달 예비군과 민방위 대원, 군 관련 종사자 접종이 끝나면 추가로 공급되더라도 당분간 특수 목적 접종에 주로 활용될 예정이다. 한 번만 맞아도 되는 특성 때문이다. 급하게 접종을 완료해야 하는 사람이나 두 번 맞기 어려운 사람에게 쓰일 것으로 보인다. 추진단 관계자는 “위탁의료기관 접종 신청은 화이자, 모더나를 중심으로 받고, 얀센 백신은 가급적 예방접종센터나 보건소에서 맞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아직 공급이 시작되지 않은 노바백스 백신도 3분기에 풀릴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되면 집 근처 병·의원마다 접종 가능한 백신이 다를 수 있다. 따라서 7월 이후 접종 대상자들은 자신이 맞을 백신을 확인한 다음 그 백신을 접종하는 병·의원을 골라 예약해야 한다. 추진단 관계자는 “온라인으로 주민번호를 입력하면 배정된 백신을 접종하는 병원 목록이 뜨고, 거주지와 상관없이 예약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서구 부민병원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백신을 주사하고 있다. 부민병원 제공

서울 강서구 부민병원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백신을 주사하고 있다. 부민병원 제공


공간 분리·스티커 부착으로 오접종 방지

다만 한 병원에서 여러 백신을 다루기 시작하면 오접종이 늘어날 우려가 있다. 코로나19 백신은 종류마다 한 병당 접종 인원과 회당 접종 용량이 달라 자칫 헷갈릴 수 있어서다. 병원 규모가 어느 정도 돼야 다양한 백신을 체계적으로 접종할 수 있을 거란 얘기는 그래서 나온다. “의사 한 명, 간호사 한 명인 소규모 의원에선 매일 여러 백신을 관리하며 많은 사람을 접종하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것이다.

오접종을 막기 위해 방역당국은 2개 이상의 백신을 접종하겠다고 신청한 의료기관에 대해선 백신별로 접종 공간과 인력, 시설 등을 구분하도록 권고할 예정이다. 또 예약과 다른 백신을 접종하는 걸 막기 위해 목걸이나 스티커 형태의 인식표를 활용해 백신별 대상자도 구별토록 권고한다는 방침이다.

서울 노원구에서 가정의학과 의원을 운영하는 장현재 대한개원의협의회 총무부회장은 “병원들은 백신별, 연령대별, 시간대별로 대상자를 나누는 등의 방법으로 접종이 한꺼번에 몰려 혼선을 빚지 않도록 요령 있게 대응하고, 정부는 의료진이 3분기 접종 업무를 미리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소형 기자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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