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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노동자 장시간 노동 언제까지 방치할 건가

입력
2021.06.16 04:30
27면

택배노조 조합원들이 15일 서울 여의도 여의도공원에서 분류작업의 택배사 부담 등을 요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택배노조 조합원들이 15일 서울 여의도 여의도공원에서 분류작업의 택배사 부담 등을 요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택배 노동자들의 장시간 노동문제가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말 택배사, 택배노조, 택배대리점 등이 참여한 ‘택배 노동자 과로사 대책을 위한 사회적 합의기구’가 출범했다. 하지만 택배회사가 과로의 주범으로 꼽히는 분류작업에 전담인력을 투입하겠다는 지난 1월 합의 이후로 반년 가까이 후속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1주일째 계속되고 있는 택배노조의 분류작업 거부로 일부 지역에서는 배송 지연 등 차질도 빚어지고 있다. 15일 서울 여의도에서는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4,000명가량의 택배 노동자들이 과로사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집회까지 열었다. 대규모 파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사회적 합의기구의 후속 대책 논의가 지연되는 사이 13일 40대 택배 노동자가 새벽까지 일하다 뇌출혈로 쓰러져 사경을 헤매고 있다. 그는 1주일에 80시간이 넘는 초장시간 노동을 했다고 한다. 안타깝게도 올해에만 과로(추정)로 숨진 택배 노동자가 5명이나 된다. 지난해부터 과로로 사망한 택배 노동자는 무려 21명이다.

택배 노동자들의 근무시간을 주 60시간으로 줄이기로 합의하는 등 사회적 합의기구가 과로문제 해결의 큰 방향을 잡았음에도 택배 노동자들의 희생이 계속되는 이유는 일부 택배회사들의 미온적 태도 때문이다. 이들 회사는 분류작업 인원 투입의 1년 유예를 주장하는데 사실상 1월 합의를 원점으로 되돌리려는 의도가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 택배 노동자들의 85%가 여전히 분류작업을 하는 상황이다.

택배 노동자들의 장시간 노동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합리적 수준에서의 택배단가 인상도 불가피해 보인다. 2000년 개당 3,500원이었던 택배단가는 지난해 2,200원으로 하락한 상황이다. 택배 노동자들이 장시간 노동에 나서는 이유이기도 하다. 16일로 예정된 사회적 합의기구 회의에서 택배 노동자들의 장시간 노동문제를 해결할 실질적 후속 대책이 합의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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