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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살 차' 文·이준석 영수회담 한다면... 세대교체 판 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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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1. 1953년생인 문재인 대통령과 1985년생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청와대에서 마주 앉는다. 영수회담을 위해서다. 이 대표는 문 대통령 아들 준용씨보다 3살 적다.
#장면 2. 이 대표와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만나 국가 현안을 놓고 치열하게 토론한다. 둘은 22살 차이다. '86세대'와 'MZ세대'가 대등한 정치 권력으로서 얼굴을 맞댄 것이다.
한국정치사의 이정표가 될 이 같은 장면들이 조만간 펼쳐질 전망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발걸음이 새로 쓰는 역사가 될 것이란 뜻이다.
이 대표는 ‘세대교체’의 신호탄을 높이 쏘아올렸다. 명망가 출신의 ‘오륙남’(5060세대 남성), 다선 의원이 독식해온 정치 권력에 선명한 균열을 냈다. 이 대표가 정치 지도자로 성공하면, 세대교체는 그야말로 불가역·불가침의 시대정신이 될 것이다.
'분열의 에너지에 편승한 정치인'이라는 점 때문에 이 대표의 선전에 고개를 젓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나 그의 당대표 당선을 싸잡아 폄하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이준석 현상'의 '이준석'만 보는 대신 '현상'의 근원을 연구할 필요도 있다.
진보 정당이 아닌 보수 정당에서 30대 대표가 탄생한 것은 더욱 극적이다. 국민의힘 당원은 50대 이상·영남 출신이 주축이다. 이 대표의 당원 투표 득표율은 37.4%로, 나경원 전 의원(40.9%)에게 크게 밀리지 않았다. 정치 리더십 세대교체가 2030세대 등 소수만의 희망이 아니라는 뜻이다.
'무능한 비효율 정치'에 대한 실망이 그만큼 크고 깊다는 의미다. '오륙남이 좌지우지한 정치가 지금껏 그 모양이었다면, 이제는 선수를 교체하자'는 요구가 이 대표에게 투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세대교체 어젠다의 득표력이 확인된 만큼, 더불어민주당으로도 전파되는 데 이어 한국사회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역시 오륙남이 장악한 한국사회 주류가 재편될 수 있다는 뜻이다.
물론 이 대표가 성공한 대표가 될 때의 얘기다. '분노한 2030대 남성'을 위한 맞춤형 메시지를 주로 내 온 이 대표가 보편과 포용의 정치를 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그가 실패하면 세대교체론은 동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
이 대표는 취임 일성으로 ‘변화’를 강조했다. “우리는 바뀌어서 승리할 것”이라며 “세상을 바꾸는 과정에 동참해 관성과 고정관념을 깨 달라”고 강조했다. 쇄신을 택한 당원들과 보수 세력, 2030세대를 향해 ‘세대교체와 시대교체를 함께 하자'고 손을 내민 것이다. “젊은 사람들이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는 것에 관대해져야 한다”며 청년들의 목소리 내기도 요구했다.
세대교체 바람은 내년 3월 대선의 판 자체를 흔들 것으로 보인다. 대선에선 '젊음'과 '개혁' 경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상대적으로 고령인 대선주자들이 반길 소식은 아니다. 생물학적 나이 경쟁이 아니라, 누가 더 젊고 개혁적인 정책과 비전을 내놓느냐의 경쟁이 된다면 이준석 효과의 '순기능'이 될 것이다.
그간 각종 전국단위 선거에서 5060세대의 투표율은 2030세대보다 높았다. 2030세대는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를 계기로 잠시 정치에 눈을 돌렸지만, 문재인 정부에 대한 실망으로 다시 정치 무관심층으로 돌아갔다. '이준석 현상'이 젊은 층의 정치 참여에 다시 불을 지펴 유권자 지형을 바꿀 것인지 주목된다.
강원택 서울대 교수는 “청년들은 ‘이준석도 됐는데 나도 하면 되겠네’ 하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묵 한국외대 교수 역시 “청년들의 정치 무관심은 정치 자체가 아닌 기성 정치에 대한 것이었다"며 “청년들의 정치 인식이 바뀌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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