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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직원은 안 갈아탄다는데… 4세대 실손, 나는 어쩌나

입력
2021.06.1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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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아지는 실손 보험료 지불 의사가 있거나?
유병력자·노약자의 경우엔 유지가 유리
'70세 땐 월 66만 원' 등 보험료 부담이 크고
병원 이용한 만큼 납부하고 싶다면 전환이 유리

편집자주

친절한 ‘금융+자산’ 설명입니다. 어려운 금융을 알면, 쉬운 자산이 보입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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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먹으면 이곳저곳 아프기 시작할 텐데 보험료가 비싸더라도 1세대 실손을 유지하는 게 낫죠.”

‘7월에 출시될 4세대 실손보험에 가입하겠느냐’는 질문에 보험업계 종사자 A씨의 대답이다. A씨는 2009년 10월 이전 출시된 1세대 실손보험 가입자다. 3년 갱신주기마다 ‘보험료 폭탄’을 맞고 있지만, ‘옛날 보험이 최고’라는 보험업계의 진리는 그에게 아직 유효했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다음 달 4세대 실손보험 출시를 앞두고 각 보험사에는 ‘실손보험 갈아타기’ 문의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가입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건 딱 하나다. 바로 '기존 실손 가입자인데, 4세대 실손으로 갈아타는 게 이득인가'라는 질문이다. 보험업계 종사자도 전환을 꺼리는 가운데, 평범한 가입자들이 전환을 하는 것이 맞는지 유불리를 따져봤다.

1~4세대 실손을 알아야, 대처 방법이 보인다

가장 먼저 생각할 부분은 매달 통장에서 빠져나가는 보험료다. 금융당국 추산에 따르면, 40세 남성 기준 4세대 실손보험의 월 보험료는 1만929원인 반면에 △3세대(1만2,184원) △2세대(2만710원) △1세대(3만6,679원) 순으로 출시 시기가 오래될수록 보험료가 비싸다. 1세대는 4세대에 비해 70%가량 비싸다.

게다가 1·2세대 실손보험의 높은 손해율을 고려하면, 보험료는 더욱 올라갈 수밖에 없다. 2016년 138%였던 1세대 실손의 손해율은 2019년 144%까지 상승했다. 2세대 실손 역시 2016년 127%에서 2019년 135%로 뛰었다. 보험료로 100을 받아서 보험금으로 돌려준 금액이 더 많다는 의미다.

나이가 들수록 보험료는 더 오른다. 일반적으로 고령일수록 의료 서비스 이용량이 늘어나 보험금 지급 규모가 커지기 때문이다. 또 1세대 또는 2세대 실손보험의 경우, 갱신주기가 일반적으로 3~5년으로 구성되는데 누적된 인상률이 한 번에 적용되기 때문에 체감상 느끼는 인상률은 더 높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과거에 출시된 실손보험의 장점도 뚜렷하다. 결정적인 부분은 자기부담금이다. 1세대 실손은 자기부담금이 아예 없고, 2009년 10월부터 2017년 3월까지 출시된 2세대 실손은 자기부담금이 10~20%에 불과하다. 3·4세대는 이보다 높은 20~30% 수준이다. 보장한도·보장범위 역시 세대가 높아질수록 축소되는 쪽으로 상품이 개편돼 소비자가 느끼는 체감 효용은 과거에 출신된 실손보험이 더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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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아타, 말아" 결론은?

이 때문에 보험업계는 "높은 보험료를 감당할 수 있다면 기존 실손보험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는 조언을 하고 있다. 미래의 어떤 시점에 나에게 질병 또는 상해가 발생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현재 시점에선 보장범위가 가장 넓고, 한도가 높은 상품을 유지하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보헙업계 종사자인 A씨가 4세대 실손을 고려하지 않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유병력자·노약자도 갈아타지 않는 것이 유리하다. 4세대 실손의 경우, 비급여 보험금을 얼마나 지급받았는지 여부에 따라 보험료 할증이 붙게 된다. 100만 원 이상은 100%, 150만 원 이상은 200%, 300만 원 이상은 300%까지 비싸진다. 금융소비자연맹도 “기존에 질병이 있어 병원 치료를 많이 받는 가입자들은 기존 보험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기존 실손보험의 가장 큰 단점은 역시 높은 보험료다. 보험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매년 손해율 110% 유지, 보험료 10%씩 인상한다고 가정한다면, 1세대 실손보험에 가입한 40세 남성의 보험료(2019년 기준)는 3만8,237원에서 △50세 9만9,117원 △60세 25만7,239원 △70세 66만7,213원까지 오르게 된다. 보험료 인상이 부담스러운 가입자는 보험 갈아타기를 고려해 볼 수 있다.

‘병원을 덜 이용한 만큼, 혜택을 더 받고 싶다’는 가입자들은 4세대 전환이 유리하다. 4세대 실손은 할증제와 함께 추가 할인제도까지 도입됐기 때문이다. 3세대 실손에서 적용된 ‘2년 무사고할인 10%’에 더해, 비급여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면 추가로 5% 내외의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40세 남성 기준 15% 할인율을 적용받게 되면 보험료는 9,289원까지 떨어진다. 1세대와 비교하면 무려 75%나 저렴하다.

정성희 보험연구원 손해보험연구실장은 "구실손보험을 4세대로 갈아탈 때 경제력, 건강 상태, 의료기관 이용 성향 등을 잘 따져봐야 한다"며 "몸 상태가 건강한데 기존에 보험료를 너무 많이 냈다고 느끼는 가입자는 4세대 실손보험으로 전환하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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