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정몽규 회장·이용섭 시장... 빈소 함께 찾아 유족 위로

입력
2021.06.10 16:45
수정
2021.06.10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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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일어나선 안 될 인재였다" 고개 숙여
유족 "한국은 안전 장치도 안 해놓고" 오열
김부겸 국무총리도 현장 방문 점검 뒤 조문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 10일 광주시청 브리핑룸에서 17명의 사상자를 낸 동구 학동 건물 붕괴 사고와 관련 대시민 사과를 하고 있다. 뉴스1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 10일 광주시청 브리핑룸에서 17명의 사상자를 낸 동구 학동 건물 붕괴 사고와 관련 대시민 사과를 하고 있다. 뉴스1

사상자 17명이 발생한 광주 철거 건물 붕괴 사고와 관련해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 광주광역시를 찾아 고개를 숙였다. 현대산업개발은 이번 사고가 발생한 광주 학동 4구역 재개발 사업의 시공사다.

정 회장은 10일 광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사고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드리며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회사는 사고 피해자와 유가족분들의 피해 회복, 조속한 사고 수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다시는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전사적으로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용섭 광주시장도 이날 철거 건물 붕괴 사고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고 “희생자분들께 깊은 애도를 표하고, 광주시가 책임지고 사고 수습과 재발 방지를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사고 원인은 합동조사단의 조사에서 밝혀지겠지만 절대 일어나선 안 될 인재였다”며 “이런 일이 두 번 다시 재발하지 않도록 국토교통부, 경찰청 등과 함께 철저하게 원인을 조사해 엄정하게 조치하고 책임도 물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용섭 시장은 이날 오전 문재인 대통령과 통화한 내용을 공개하면서 “(문 대통령이) 먼저 돌아가신 분들께 깊은 애도와 함께 부상자와 가족들께 심심한 위로의 말을 전했다”며 “앞으로 장례 절차와 부상자 치료 등에 대해 최대한 지원하고, 사고 원인을 철저히 규명해서 미흡한 부분이 있으면 개선토록 하고 필요하다면 책임도 물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정몽규(왼쪽) HDC현대산업개발 회장과 이용섭(오른쪽) 광주시장이 10일 공동주택 붕괴 참사 희생자들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돌아가고 있다. 뉴시스

정몽규(왼쪽) HDC현대산업개발 회장과 이용섭(오른쪽) 광주시장이 10일 공동주택 붕괴 참사 희생자들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돌아가고 있다. 뉴시스

정몽규 회장과 이용섭 시장은 기자회견 이후 곧바로 광주 동구 학동 재개발 철거현장 희생자들의 빈소가 마련된 장례식장을 찾았다. 유족들은 '안전 불감증 사회'에 대한 분노를 감추지 못한 채 냉소적 반응을 보였다.

분향소 곳곳에 유족들의 비통한 울음소리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이 시장이 10대 희생자의 가족에게 "죄송하다.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거듭 사과했다.유족은 "한국은 안전 장치도 안 해놓고 나중에 꼬옥..."이라며 오열했다. 이 시장은 유족들에게 "일어나선 안 되는 일이 발생했다. 예방할 수 있는 인재였다"며 "참으로 송구스럽다. 예와 정성을 다해 모시겠다. 가족을 잃은 마음은 말로 다 헤아릴 수 없을 것"이라고 위로하고 발길을 돌렸다.

이 시장과 함께 빈소를 찾은 정 회장이 한 유족의 손을 잡고 대화를 나누려 하자, 유족은 "나중에, 나중에 이야기합시다"라며 더 이상의 대화를 원치 않았다. 정 회장은 유족의 '안전 장치 미흡' 지적을 두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기도 했다. 정 회장은 "사고 원인과 함께 안전 장치가 제대로 돼 있었는지 파악하는 과정에 있다"며 "이 같은 사고가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도 이날 광주 건물 붕괴 현장을 방문하고 "국민의 생명을 지키지 못했다. 참으로 송구하다"고 밝혔다. 김 총리는 장례식장을 찾아 유족들을 위로한 뒤 동구청에 마련된 희생자 합동분양소를 찾아 조문했다.




광주= 안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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