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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만 겨냥하라" 미얀마 게릴라군에 내려진 교전 지침

입력
2021.06.10 17:33

군사교육받은 게릴라군 도심 폭탄테러?
민간 피해 우려… NUG, 대상 준수 요구?
게릴라군 체포 혈안 軍, 신상공개 여론전

미얀마의 시민 게릴라군이 군부 차량의 이동을 늦추기 위해 뾰족한 시설물을 도로에 설치하고 있다. 프론티어 미얀마 캡처

미얀마의 시민 게릴라군이 군부 차량의 이동을 늦추기 위해 뾰족한 시설물을 도로에 설치하고 있다. 프론티어 미얀마 캡처

미얀마 민주세력을 대표하는 국민통합정부(NUG)가 강경파 시민 게릴라군에 교전 지침을 제시했다. 도심 내 군 요충지 등을 공격하는 과정에 민간인 피해가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동시에 NUG는 게릴라군을 정규 전력으로 활용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설득 작업도 펼치고 있다.

10일 프론티어 미얀마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게릴라군은 전국 각 도시별로 최소 10개 세력 이상이 활동하고 있다. 게릴라군 대부분은 3월 27일 '군의날 대학살' 이후 무장 투쟁을 결심한 뒤 카렌민족연합(KNU) 등 소수민족 반군에 2~4주간 기초 군사교육을 수료한 병력이다. 자신들을 지하반군(UndergroundㆍUG)이라고 통칭하는 이들은 지난달 초부터 수제 폭탄을 이용해 군부가 장악한 구청과 관공서, 대학 등을 공격하고 있다. 동시에 민주세력들을 군부에 밀고하는 일명 '마을 정보원'도 추적해 보복 공격도 감행 중이다.

4월 미얀마 양곤의 산차웅 지방행정청 사무소에 폭탄이 터진 후 군경이 현장을 수색하고 있다. 이라와디 캡처

4월 미얀마 양곤의 산차웅 지방행정청 사무소에 폭탄이 터진 후 군경이 현장을 수색하고 있다. 이라와디 캡처

문제는 물불 가리지 않는 UG의 공격성향이다. 지난 두 달 새 이들이 벌인 것으로 의심받는 폭탄 테러는 최소 300여 건. 정작 양곤과 만달레이 등지에선 이동 중이던 시민이 부상을 입거나 테러 장소 인근 상점이 피해를 입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했다. 특히 이달 들어선 군부의 개학 명령에 따르는 각급 학교 시설에도 테러가 이어져 추가 인명 피해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다.

상황이 묘하게 흐르자 침묵하던 NUG가 결국 나섰다. NUG는 우선 반(反)군부 무력 투쟁 교전 지침부터 정립했다. "적(군부와 정보원)만 정확히 겨냥하고 민간인에게 해를 끼치지 않아야 한다"는 대원칙 아래 공격 대상에서 종교시설과 학교, 병원을 제외할 것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어 "(공격에 정당성이 있더라도) 여성과 어린이의 피해는 없어야 한다"며 "NUG 산하 시민방위군을 포함, 시민군에 소속되지 않더라도 이 원칙은 반드시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NUG는 UG를 시민방위군 편제에 포함시키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 결과 UG계열인 '만달레이 제로게릴라연합' 등 일부 병력이 최근 주방위군 산하로 들어오는 등 민주세력의 무력 투쟁은 점점 단일대오의 형태를 띠기 시작했다. NUG 관계자는 "통일된 지휘를 받지 않는 무장집단이 많아지는 것은 민주화 운동에 큰 부채가 될 수 있다"며 "정당성을 유지하면서 효과적인 투쟁이 이어질 수 있도록 UG 측과 계속 대화하겠다"고 밝혔다.

미얀마 군부가 지난달 관영매체를 통해 주장한 '시민 폭도' 테러범들 조직도. 글로벌 뉴라이트 미얀마 캡처

미얀마 군부가 지난달 관영매체를 통해 주장한 '시민 폭도' 테러범들 조직도. 글로벌 뉴라이트 미얀마 캡처

군부는 UG가 민주세력의 정규 전력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안간힘이다. 대대적인 토벌 작전을 벌인 군병력은 지난달 14~17일 양곤과 바고에서 17명, 이달 초 만달레이와 사가잉주(州)에서도 14명 이상의 UG 대원들을 체포했다. 특히 군부는 체포된 대원들의 실명과 사진, 조직도까지 관영매체에 공개하는 방식으로 여론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민주세력을 '무장 폭도'로 규정한 자신들의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로 이들의 이미지를 활용하려는 의도다.

하노이= 정재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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