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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대규모접종센터 70~80% 자리 남아 '썰렁'... 답답한 일본 방역행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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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속도를 높이기 위해 도쿄와 오사카에 대규모 접종센터를 마련했지만 정작 예약은 정원의 20~30%에 그치고 있다. 고령자들이 먼 거리에서 나오길 기피하는 이유가 한몫한다. 백신 물량은 충분한데도 희망자들이 백신을 못 맞는 풍경이다. 이 때문에 '융통성이 부족한' 일본 방역행정이 여론의 도마에 오르는 분위기다.
10일 도쿄와 오사카의 대규모 접종센터를 운영하는 일본 방위성 집계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 기준 도쿄 접종센터는 14~27일 접종 가능한 총 14만 명 중 11만7,000명분, 오사카 센터는 7만 명 중 5만 명분의 예약이 비어 있는 실정이다. 대상자를 ‘지자체에서 접종권을 받은 65세 이상 고령자’로 한정한 게 예약 부진의 이유로 지목된다. 도심 한복판에 있는 대규모 접종센터는 전철을 몇 번이나 갈아타고 가야 해 거동이 불편하거나 감염 우려로 외부인 접촉을 꺼리는 고령자들이 선호하지 않기 때문이다. 예약률 저조가 지속되자 정부가 “64세 이하 기저질환자나 노인요양시설에서 일하는 사람도 받겠다”고 발표했으나, 이들 역시 도심 접종센터로 직접 나오긴 여의치 않은 사람들이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현재 도쿄와 오사카 인근 지자체로 한정된 접종 대상자의 거주지역 제한을 풀고 전국으로 확대하겠다고 10일 오후 밝혔다. 홋카이도나 오키나와에 사는 사람도 도쿄나 오사카 접종센터에 올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더 먼 지역까지 대상자를 확대한다고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다.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정부가 장거리 이동 자제를 국민에 호소해온 점을 고려하면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지자체로부터 접종권을 받지 않았더라도 예약할 수 있게 하면 쉽게 해결될 문제지만 공정성 이슈로 선뜻 이 방법을 내놓지 못하는 측면도 있다. 지난 4월 일본 정부는 도쿄올림픽 출전 선수에 대한 백신 접종 방안을 꺼냈다가 격렬한 반발로 철회, 이달 들어서야 선수 접종을 실시 중이다.
아라이 노리코 국립정보학연구소 교수는 “교외에 사는 고령자가 도심의 대규모 접종 장소에 오는 것을 기피해 여유가 생긴 것인데, 더 먼 곳에 사는 고령자로 대상을 확대한들 의미가 있느냐”며 “필수작업자, 택시운전사 등 위험을 인식하는 18세 이상에 접종을 진행하는 것이 ‘실효 재생산 수’를 억제하는 면에서 효과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나이만으로 접종 대상자를 구분하는 일률적 방식은 '공정성을 위한 공정성'으로 낭비를 부르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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