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Z 1차 50만 명분 부족 ... "정부가 조정해요, 취소하지 마세요"

60∼64세의 코로나19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차 접종이 시작된 7일 서울 도봉구의 한 병원에서 시민과 관계자들이 접종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스트라제네카(AZ) 코로나19 백신이 부족할 경우 정부가 접종을 예약한 이들에게 별도로 안내하고 접종 일정을 조정해주기로 했다. 백신 부족을 걱정하다 개인이나 의료기관이 임의로 예약을 취소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홍정익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예방접종관리팀장은 9일 “(AZ 백신 물량 부족 때문에) 접종을 못하는 인원을 모니터링해서 일괄적으로 예약 변경을 안내하고 접종 일정을 다시 잡아드리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60~74세 고령층의 접종 예약률이 80%를 넘기면서 예약자 수가 현재 국내에 공급돼 있는 AZ 백신 물량보다 약 50만 명이 더 많아서 생긴 현상이다.

방역당국은 일단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50만 명분 차이라곤 하지만, 최소잔여형 주사기(LDS)를 쓰면 한 병당 더 많은 사람에게 백신을 맞힐 수 있고, 지역 보건소 물량과 잔여 백신 물량을 잘 활용하면 고령층 예약자에게 백신이 없어 접종하지 못할 일은 없을 것이란 예상이다.

하지만 지역별 백신 보급 속도나 예약자 수 등 변수를 감안하면 일부 현장에서는 예약한 제 날짜에 백신을 접종하지 못할 수도 있다. 실제 일부 지역에서는 예약자 수에 비해 백신을 훨씬 적게 공급받았다거나, 관할 보건소에도 여유분이 없다는 얘기가 나온다. 방역당국은 전국 위탁의료기관 1만2,800개소에 매주 예약자 수에 맞춰 백신을 공급하고 있다. 홍 팀장은 “지역별로 의료기관에 공급되는 백신 물량에 차이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러니 일부 접종기관에서는 물량 부족으로 접종이 어려울 경우, 자신들이 안내해야 하는 것이냐는 불만이 나왔다. 이에 방역당국이 백신 물량과 접종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예약 변경이 불가피할 경우, 직접 안내하기로 한 것이다.

반면 AZ 백신 2차 접종자의 경우 본인이 예약 날짜를 직접 고칠 수 있다. 물론 고친다 해도 AZ 백신의 1, 2차 접종 간격 8~12주는 엄격히 지켜야 한다. 홍 팀장은 “2차 접종이 가시화하는 시점인 이달 중순 이후에는 2차 접종 날짜를 개인이 직접 바꿀 수 있도록 시스템을 변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역당국은 또 이날 종료 예정이었던 잔여 백신 접종을 위한 예비명단을 12일까지 연장, 적용키로 했다. 홍 팀장은 “일부 의료기관에서 아직 예비명단에 있는 사람들에게 다 접종하지 못했다고 해서 이번 주까지는 기존 예비명단을 적용키로 했다"고 말했다. 다만, 예비명단에 추가로 이름을 올리지는 않는다. 다음 주부터 60세 이상 고령자 등 우선접종 대상자가 아닌 사람이 잔여 백신을 맞으려면 네이버와 카카오 등의 SNS 당일예약 시스템만 이용할 수 있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