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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의식해 의약품 아우른 미국 공급망 전략..."한국 제약산업에 기회"

입력
2021.06.10 04:3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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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공급망 재편, 한국 주목하는 바이든
글로벌 제약시장서 후발주자인 ‘K바이오’
CMO 집중·인재 양성해 도약 발판 만들어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레호보스 비치의 '레호보스 비치 컨벤션 센터'에서 이날 발표된 5월 미 일자리 보고서에 대해 연설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5월에 일자리 56만 개가 늘어난 데 대해 "미국이 마침내 다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레호보스 비치의 '레호보스 비치 컨벤션 센터'에서 이날 발표된 5월 미 일자리 보고서에 대해 연설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5월에 일자리 56만 개가 늘어난 데 대해 "미국이 마침내 다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공급망 재편 방향을 제시한 보고서를 공개하자 국제 의약품 시장에서 후발주자인 한국에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백신 위탁생산(CMO)으로 한국 바이오기업의 국제 의약품시장 진입 가능성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다만 원료의약품이나 필수의약품 시장 점유율은 여전히 미미한 만큼 CMO 등 강점을 지닌 분야를 공략하고 미래 먹거리를 위해 바이오 분야 인재 양성에 집중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8일(현지시간) 백악관이 발표한 ‘미국의 공급망 차질 대응 전략 보고서’에는 원료의약품 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정부 지원과 필수의약품 제조를 위한 민관 협력체계 확대 방안 등이 담겼다. 바이든 행정부는 국방물자생산법을 활용해 필수의약품 제조를 위한 민·관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원료의약품 생산 확대에 6,000만 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

이 보고서에 의약품산업이 포함된 건 매년 6% 이상 성장하는 원료의약품 시장에서 중국의 비중이 높아서다. 미국은 원료의약품의 약 88%를 중국이나 인도 등에서 수입하고 있다. 국제적으로 필수의약품으로 꼽히는 370개 중 15% 정도도 중국이 생산한다.

바이든, 文 환대한 이유? “CMO 역량 덕분”

전문가들은 미국의 의약품 공급망 재편이 한국 바이오산업에 기회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공급망 생태계를 동맹국 중심으로 재편하겠다는 게 바이든 행정부의 구상인데, 한국이 코로나19 백신 생산기지로 주목받으면서 인지도를 높였다는 것이다.

아시아중소기업학회장을 맡고 있는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는 “문재인 대통령이 방미 때 환대를 받은 이유도 제약산업 생태계 재편을 염두에 둔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을 주목했기 때문”이라며 “CMO는 전체 의약품시장 규모로 보면 매우 작지만, 까다로운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정을 확보한 국내 기업의 강점을 살려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국제 원료의약품 시장에서 한국의 점유율은 2, 3%에 불과하다. 하지만 산업구조가 수평적으로 변화하고 있어 후발주자에게는 청신호다. 김 교수는 “수직적이던 산업구조 자체가 (연구와 개발, 생산, 유통 등으로 분할되며) 수평적으로 바뀌고 있다”며 “국내 제약 산업규모가 작고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기에는 버거운 상태라는 점을 직시하고, 글로벌 제약사들과 협력관계를 구축해 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이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얀센 코로나19 백신. 로이터 연합뉴스

얀센 코로나19 백신. 로이터 연합뉴스

세계 최대 미국 시장을 공략하는 건 첫 번째 관문이다. 이재현 성균관대 제약산업학과 교수는 “세계의약품 시장의 약 40%를 미국이 차지하고 10% 남짓의 중국이 그 뒤를 잇는다”며 “이어 일본과 영국, 프랑스, 독일이 상위권에 포진했고 우리는 이탈리아나 브라질, 러시아 등과 비슷한 수준의 개발력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SK바이오사이언스 등이 CMO에 적합한 능력과 시설을 갖췄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상위권에 진입하기 위해선 몇몇 기업의 역량에만 기댈 수 없다는 것은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조언이다. 이 교수는 “개별 회사의 역량만 두드러져서는 안 되고 국가의 과학기술 수준이 전반적으로 높아져야 한다”며 “정부 차원에서 인재를 육성해 다음 세대에 입지를 다지면서 바이오를 미래 먹거리로 키워야 한다”고 밝혔다.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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