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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 살 돈도 없는 수치 고문, "340만원만 보내달라"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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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부 쿠데타 이후 127일째 가택연금 중인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제대로 먹지도, 치료받지도 못하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군정은 지지자들의 거센 석방 요구에 중형 선고가 불 보듯 뻔한 수치 고문의 재판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답을 대신했다. 시민사회와 수치 고문의 접촉점을 완전히 차단해 반(反)군부 시위 동력을 소멸시키려는 의도다.
8일 이라와디 등 현지매체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따르면 수치 고문은 전날 수도 네피도 시의회 내 특별법정에서 열린 2차 공개 변론기일 진행 전 변호인단과 30분가량 접견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2주마다 한번 식료품과 생필품, 의약품 구매를 해야 하는데 현금이 없다"며 "변호인단이 나를 포함해 함께 억류된 8명의 동료들의 최소 생계 유지를 위해 500만 짯(한화 340만 원)을 보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군부가 물품 구매를 지원하겠다고 말하지만 그 돈은 받지 않을 것"이라며 "나는 내 선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올해 76세인 수치 고문은 최근까지 비교적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나 저혈압 등 지병이 있어 적절한 식사와 치료제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수치 고문의 생활고 소식에 시민들은 분노했다. 양곤과 만달레이의 대학생들은 이날 도심 내 군경 초소 앞에서 "아메이 수(어머니 수치)를 풀어줘라"고 외친 뒤 도망치는 '게릴라 시위'를 이어갔다. 몬ㆍ타닌타리주(州) 여성들은 그의 사진을 들고 동남아 민주화의 상징인 '세 손가락 경례'를 하며 침묵의 행진을 벌였다. 민주화 시민단체 '미얀마 봄 혁명'(Spring RevolutionㆍSR)은 함께 감금된 수치 고문의 애완견까지 언급했다. "이 개는 다른 개(군부)와 달리 우리의 지도자를 배신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꼰 뒤 그의 석방을 거듭 촉구한 것이다.
군부는 여전히 귀를 닫고 '마이웨이'를 고수하고 있다. 오히려 이들은 전날 관영매체를 통해 "사법부가 수치 고문과 자유롭게 변호사를 만날 수 있도록 허가했다"는 거짓 정보만 연신 외쳤다. 이날까지 수치 고문과 변호인단의 접촉은 지난달 24일과 전날 진행된 공개재판 직전 두 번만 허용됐다. 군부의 꼭두각시인 재판부는 수치 고문 측의 변호인 조력권 보장 요구에 응답하지 않은 채 오는 14일부터 군부 측 증인 심문을 신속히 진행할 예정이다. 방역법 위반 등 7개 혐의를 받고 있는 수치 고문은 모든 죄목이 유죄로 인정될 경우 36년 이상의 징역형을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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