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시흥 투기의혹… LH 핵심인물은 '강사장' 아닌 '장모씨'

입력
2021.06.08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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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씨가 먼저 개발 정보 얻은 것 확인
이후 정보를 강씨에게 전달 후 공동매입경찰, 이들이 나눈 문자메시지 확보

광명·시흥 3기 신도시 투기 의혹의 핵심인물로 지목됐던 전 LH(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이자 '강사장'으로 불리던 강모씨가 8일 오전 경기 안산시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광명·시흥 3기 신도시 투기 의혹의 핵심인물로 지목됐던 전 LH(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이자 '강사장'으로 불리던 강모씨가 8일 오전 경기 안산시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광명·시흥 신도시 예정지 땅투기 의혹의 핵심인물은 당초 알려진 강모씨, 이른바 ‘강사장’이 아닌 강씨와 함께 땅을 매입한 장모씨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이 의혹 제기 후 3개월 넘도록 강씨 등에 대한 혐의 입증에 어려움을 겪었던 이유도 이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씨가 주범이고, 강씨는 공동정범이 되는 셈이다.

부패방지법 및 농지법 위반 혐의를 받는 강모(57)씨와 장모(43)씨 등 2명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8일 오전 10시 30분 수원지법 안산지원에서 열렸다. 결과는 오후 늦게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남부경찰청 특별수사대는 앞서 지난달 17일 이들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의 보완요청에 따라 같은 달 28일 다시 영장을 신청했다. 검찰은 지난 3일 이들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

올 3월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과 참여연대가 LH 직원들의 투기의혹을 폭로한 후 핵심인물로 ‘강사장’이라는 인물이 부각됐다. 토지 매입 면적이 가장 많고 인터넷 등을 통해 개발관련 강의 활동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하지만 광명·시흥 신도시 예정지에 대한 개발정보의 시작점은 강씨가 아닌 장씨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남부경찰청 특별수사대는 강씨와 장씨가 경기 시흥시 과림동의 대규모 농지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확보했다.

경찰조사결과 지난해 2월 LH 인천지역본부로 발령받은 장씨는 같은 지역본부 광명시흥사업본부에 근무하는 지인 A씨에게 “업무 파악을 해야 한다”며 광명·시흥 도시계획개발정보를 받았다. 광명·시흥 신도시 개발사업의 관할 본부가 바로 인천지역본부다.

개발정보를 전달 받은 장씨는 이를 강씨에게 보냈고, 강씨는 “기정사실이네”라는 내용의 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두 사람은 일주일 뒤인 지난해 2월 27일 과림동에 있는 5,025㎡ 면적의 땅을 22억5,000만원에 공동으로 매입했다. 이어 같은 해 7월 1,407㎡, 1288㎡, 1163㎡, 1167㎡ 등 4개 필지로 분할했다. 1,000㎡ 이상의 토지가 수용될 경우 토지주에게 주어지는 대토보상(현금 대신 토지로 보상받는 것)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이들 토지에 대해 기소 전 몰수보전도 신청했고, 법원은 이를 인용했다.

경찰이 강씨에게 부패방지법 위반 등의 혐의 적용에 어려움을 겪다 3개월여 만에 구속영장을 신청할 수 있었던 이유다.

경찰은 장씨가 광명·시흥 신도시 예정지 개발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인천지역본부에 근무하면서 관련 정보를 얻었다는 점에 주목, 영장이 발부 되는대로 장씨에 대한 추가 조사를 벌인다는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초기에 혐의 입증에 어려움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제야 실타래를 조금 푼 것 같다”며 “현재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이 진행 중인 사항이라 구체적인 내용은 말씀 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임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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