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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이 反中노선 맹종할 것 같나"… 美에 신경전 거는 中

입력
2021.06.08 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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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순방 앞두고 "동맹도 각자 국익 있어"
美NYT도 “유럽, 민주·권위주의 이분법 우려"

지난달 10일 미국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연설하고 있는 조 바이든 대통령. 워싱턴=AP 뉴시스

지난달 10일 미국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연설하고 있는 조 바이든 대통령. 워싱턴=AP 뉴시스

‘대서양 동맹’ 재건을 위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첫 유럽 순방을 앞두고 중국이 미국의 신경을 자극하고 있다. “미국의 반중(反中) 노선을 유럽이 맹종하리라는 기대는 착각”이라면서다.

7일 중국 관영 매체인 글로벌타임스는 “미국이 강력한 위치에서 세계를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한 전날 바이든 대통령의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과 관련해 다양하게 제기되는 중국 전문가들의 비판을 소개했다.

일단 미국이 동맹으로 여기는 서방 주요 7개국(G7)은 이제 구시대 유물로 전락했다는 게 그들 얘기다. 양시위(楊希雨) 중국 국제문제연구소 연구원은 “(1975년 G7 창설 때와 달리) 아시아 국가들에 엄청난 변화가 생겼고, G7 국가들의 과거 영광은 저물어 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들이 보기에 미국이 결속 수단으로 내세우는 가치도 별 효용성이 없다. 리하이둥(李海東) 중국 외교학원 국제관계연구소 교수는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주의 가치에 따라 적과 동지를 구분하지만 미국의 유럽 동맹국이 각자 국익이 있는 만큼 그 접근법이 확고하고 믿을 만한지는 의문”이라고 평가했다. 양진(楊進) 중국사회과학원 러시아ㆍ동유럽ㆍ중앙아시아연구소 연구위원 역시 “바이든 대통령이 미러 간 관계(갈등)를 완화하고 러시아에 중국과 맞서도록 구애하려 하지만 이는 희망 사항일 뿐”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이 다녀간 뒤에도 세계화를 지지하는 미국의 유럽 동맹국들이 중국ㆍ러시아와 탈동조화하는 미국의 움직임에 맹목적으로 따르지 않을 것임은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중국과 유럽연합(EU) 간 관계의 부정적 측면만 애써 보려 하는 것도 미국의 착오라는 게 매체의 지적이다. 최근 투자협정 중단과 홍콩 문제 등에 대한 유럽의 비판으로 양자 관계에 부정적 기류가 없는 건 아니지만 중국은 EU의 최대 무역 파트너이고 양자는 여전히 포괄적 전략 동반자라는 것이다.

이런 판단은 미 유력 매체도 비슷하다.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세계를 민주주의ㆍ권위주의 간 경쟁으로 규정하려는 바이든 대통령의 노력에 대해 너무 이분법적인 것 아니냐는 우려가 유럽 일각에서 나온다고 전했다. 당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지식재산권 문제를 놓고도 미국은 지지하고 있지만 EU는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지 않느냐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10일 영국을 찾아 11~13일 G7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1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개최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정상회의에서 유럽 각국 정상들과 만날 예정이다.

권경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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