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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하' 김순옥 작가 "하도 욕먹어 드라마 완주할 수 있게 해달라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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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드라마 '펜트하우스'의 김순옥 작가가 7일 "시작할 때 너무 많이 욕을 먹어서 드라마를 끝까지 완주할 수만 있게 해달라고 기도했었다"고 말했다. 드라마를 둘러싸고 죽어도 부활하는 '캐릭터 불사조설' 등 '막장 전개'에 대한 비판이 쏟아져 글을 쓰는 김 작가도 심리적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김 작가는 이날 드라마 홍보사를 통해 '순옥적 허용'이란 냉소에 대한 생각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순옥적 허용은 '아내의 유혹'(2008)과 '황후의 품격'(2018) 등 김 작가의 드라마에서 비현실을 넘어 황당무계한 일들이 반복되니 '김 작가의 드라마에선 다 그럴 순 있다'란 뜻에서 네티즌이 비아냥을 섞어 만든 조어다.
김 작가는 "순옥적 허용은 개연성의 부족함 때문에 생긴 말이고, 인정한다"고 했다. 그는 '펜트하우스'가 '부활적 특집'이라 불리는 것도 알고 있었다.
김 작가는 "드라마가 많은 사건이 터지고 급작스럽게 새로운 사건에 휘말리다보니, 캐릭터의 감정이 제대로 짚어지지 않고, 또 죽었던 사람이 좀비처럼 하나둘 살아나면서 시청자들이 많이 혼란스러웠을 거다"며 "한 번은 게임회사에서 광고 제의도 왔었다. 아마도 '절대 죽지 않고 반드시 살아나는' 설정이 게임 캐릭터로 딱 맞아서 그런 거 아닐까 싶다"고 했다.
김 작가는 "드라마를 보면서 반성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고, 고쳐야지, 절대 살리지 말아야지! 결심하다가도 또 저도 모르게 새로운 사건을 터트리거나 슬슬 살아날 준비를 하고 있더라"며 "부족한 드라마를 감싸주고 변호해 주기 위해 시청자들께서 만들어주신 신조어들이라 모두 너무 감사하고 부끄러울 뿐"이라는 말도 보탰다.
'펜트하우스'는 학교 폭력을 자극적으로 묘사해 비판도 받았다.
김 작가는 "'펜트하우스'를 젊은 친구들이 많이 본다고 들었다. 게임처럼 이야기가 급히 전개되니까, 자극적인 장면이나 끔찍한 신이 나오면 걱정이 많이 됐다"며 "인간의 극한 감정과 사건을 다루다 보니 잔인한 장면들이 나올 수밖에 없었고, 최소한으로 억제한다고 했지만 보기 불편했을 수도 있을 거 같아서 많이 신경이 쓰였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펜트하우스'엔 학폭 뿐 아니라 부동산 투기의 짙은 그늘도 들췄다.
김 작가는 "저 또한 살벌한 교육 현장에서 두 아이의 입시를 치렀고, 때문에 교육 문제와 부동산 문제를 가장 가까이에서 접해왔다"고 두 소재를 부각한 계기를 설명했다.
더불어 "새로 들어서는 아파트의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집값을 담합하는 모습도 봤고, 몇 해 사이에 바로 옆에 있는 아파트값이 두 배가 되면서 괜한 상실감에 우울하기도 했다. 내 몫이 아니라고 담담해져야 하는데 그게 잘 안되더라"며 "시즌1에서는 학폭 문제가 보기 불편하다며 드라마를 중단 시켜 달라는 국민청원까지 나오고 많은 비난을 받았는데, 그 시기가 집필하던 중, 가장 힘들었던 때"란 말도 보탰다. 김 작가는 "우리 모두는 인생에서 최소한 한 번쯤은 '민설아'를 만났다고 생각한다"며 "나보다 환경이 안 좋다는 이유로 상처를 주고, 괴롭히고, 언어폭력을 가하고, 실질적인 피해를 줬을 거다. 저 또한 마찬가지다. 누구도 이 문제에 대해선 자유로울 수 없을 거 같다"는 생각도 들려줬다. 민설아는 극중 심수련(이지아)의 친딸로, 부모 없이 경제적으로 어렵게 자라 예술고에서 따돌림을 당하고 헤라플레스에서 살해된 인물이다.
'펜트하우스'는 총 세 시리즈로 제작됐다. 시즌3는 지난 4일부터 전파를 탔다. 시즌3 첫 회 시청률은 19.5%. 지상파 드라마가 시청률 0%대로 고전하는 것을 고려하면 '홈런'을 친 셈이다.
김 작가가 들려준 시즌3의 주제는 '파멸'이다. 그는 '펜트하우스'가 어떤 드라마로 시청자들의 마음속에 남길 바랄까.
"어떤 시청자가 남긴 댓글이 생각나요. '천서진(김소연)이 평생 어떻게 살아갈지 계속 보고 싶다'고. 작가로서는 참 감사한 글이었죠. 드라마가 끝난 후에도 모든 캐릭터가 어떻게 살지 궁금해 해주신다면, 가장 보람되고 기쁜 일이 될 거 같아요. 저도 어릴 때 노희경 작가님의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에 나오는 재호를 꿈에서 만난 적 있거든요. 또,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집이 가장 행복하구나 생각하셨으면 좋겠어요. 전 진짜 머리 아파서 펜트하우스에선 하루도 못 살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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