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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주의자는 돌아가라!" 日 우익단체 시위 맞서는 '카운터'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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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 돌아가!” “레이시스트(차별주의자)는 돌아가!”
6일 일본 가나가와현 가와사키역 앞. 낮 12시 예정된 우익단체 시위에 맞서기 위해 ‘카운터’들이 확성기를 들고 모였다. 오전 9시 30분쯤 ‘히노마루 가이센 클럽(日の丸街宣??部)’ 대표 와타나베 겐이치가 나타나자 카운터들은 곧바로 “레이시스트는 가라”고 구호를 외치며 뛰어왔다. 아침 일찍부터 배치된 100명이 훌쩍 넘는 경찰이 순식간에 와타나베를 방패처럼 둘러쌌다. 카운터들도 “경찰은 차별주의자를 보호하지 말라”며 이들을 에워쌌다. 그러자 경찰은 카운터와 취재기자가 이들과 접촉하지 못하도록 철제 펜스를 설치했다. 와타나베는 사복 경찰의 보호를 받으며 펜스 안 시위 장소로 웃으며 걸어 들어갔다.
낮 12시가 되자 펜스 안에 자리 잡은 10여 명의 우익단체 회원들은 일장기와 욱일기를 세우고 본격적 시위를 시작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날조라고 주장하고 북한을 비난했다. 하지만 이들의 주장은 카운터들의 외침에 묻혀 잘 들리지 않았다. 카운터의 활약 덕분에 우익단체 시위는 예정보다 빠른 오후 1시반쯤 끝났다.
2016년 6월 3일 약칭 ‘헤이트스피치 해소법’이 시행된 지 5년이 됐다. 법 시행 후 열리는 ‘헤이트 데모’에서는 이전처럼 한국인이나 중국인, 재일코리안 등을 직접적으로 거론하며 “일본에서 나가라”고 외치지 못하게 됐다. 신오쿠보 코리아타운 한복판에서 열리던 재특회의 혐한 시위도 없어지고, 이제 신오쿠보는 한국 음식을 좋아하는 일본인들이 많이 찾는 곳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우익단체는 아직도 각 지역에서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가와사키역에서도 한 달에 한 차례 이상 시위가 열린다. 직접적으로 특정 국가나 국적, 인종 등을 거론하면 법에 저촉되므로 “일본인을 차별하지 말라”고 소리치거나 카운터들을 가리켜 “반일 좌익 공산주의자가 우리를 방해하고 있다”고 비난하는 식이다.
가와사키시는 지난해 7월 1일 전국 지자체 중 처음으로 헤이트스피치에 벌금을 물리는 조례를 제정했지만, 그 후에도 지속적으로 시위가 열리고 있다. ‘가와사키현 반(反)차별 독서회’를 통해 느슨하게 연결된 카운터들은 평소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와 현장(가와사키역 앞)을 모니터링하다가 시위 정보가 입수되면 바로 모인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시오에 아키코씨는 2019년부터 카운터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증언을 모은 재일동포 박수남 감독의 영화 ‘침묵’을 보고 충격을 받아 독서회에 나가게 됐다. 시오에씨는 "그동안 일본 언론의 위안부 보도는 부정적인 내용밖에 없어서 그 영화를 보고 ‘내가 믿었던 것은 무엇인가’ 하는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 “한반도가 일제강점기를 겪었다는 것조차 최근에 알았다”면서 “다음 세대까지 부채를 지게 해서는 안 된다는 마음으로 카운터 활동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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