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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표 선거의 신스틸러 김종인...누가 떠난 그를 불러내나

입력
2021.06.0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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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이준석 되면 김종인 상왕정치 보게 될 것"
이준석 "김종인 영입? '고양이 손'이라도 빌려야"
"가장 젊은 후보 될 것" 이준석에 힘 실은 김종인
과거 러브콜 보냈던 윤석열 향한 '거리 두기'도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대구 MH켄벤션에서 보수정당의 혁신과 쇄신 등을 주제로 초청강연을 하고 있다. 대구=뉴스1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대구 MH켄벤션에서 보수정당의 혁신과 쇄신 등을 주제로 초청강연을 하고 있다. 대구=뉴스1

4·7 재·보선 직후 국민의힘을 떠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이름이 또다시 불리고 있다. 11일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 대표 경쟁이 뜨거워지고 유력 대권 주자들의 발걸음이 빨라지면서 굵직한 이슈에 대한 그의 메시지가 전파되며 존재감이 커지고 있는 것.

포문은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에 나선 나경원 후보가 열었다. 나 후보는 4일 KBS라디오에서 경쟁자인 이준석 후보의 뒤에 김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유승민 전 의원이 있다면서 "(이 후보가 당선되면) 상왕정치를 보게 되는 것 아닌가"라고 날을 세웠다.

이는 '당대표가 되면 김 전 위원장을 모시고 오겠다'는 이 후보의 최근 발언을 겨냥해 경험이 모자라다는 점을 부각한 것으로 보인다. 차기 대선을 앞둔 시점에 정치 경륜이 부족한 이 후보가 당대표가 되면 결국 김 전 위원장과 유 전 의원의 입김에 휘둘릴 수밖에 없다는 당내 우려와도 맞닿아 있다.

나 후보는 또 "안철수 대표의 국민의당에서 계속 이 후보가 당선되면 국민의힘과의 통합이 어렵다는 메시지를 두 번이나 냈다"며 "이 후보가 이끄는 당은 굉장히 불안할 수밖에 없다"고도 했다.

주호영 후보도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국민의당과의 합당이 무선되면 그 책임의 대부분을 이준석 후보가 부담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합당을 어렵게 하는 기분 나쁜 말들을 쏟아내는 것은 아주 잘못"이라고 공격에 가세했다.

상승세를 타고 있는 이 후보자를 공격하기 위해 이 후보자 본인은 물론이고, 김 전 위원장과 안 대표 사이의 악연까지 꺼내든 것으로 보인다.

이준석 "김종인 다시 모실 것"

2012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비대위 정책쇄신분과위에서 김종인 비대위원이 발언하는 동안 이준석 비대위원이 스마트폰을 보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2012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비대위 정책쇄신분과위에서 김종인 비대위원이 발언하는 동안 이준석 비대위원이 스마트폰을 보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정치권에서는 이 후보가 당대표가 된다면 김종인·이준석 두 사람 사이의 협력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 많다.

실제 두 사람은 2012년 새누리당에서 함께 활동한 인연이 있다. 당시 이 후보는 김 전 위원장을 존경한다고 밝혔고, 최근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 토론회에서도 "(다시 모셔올) 가능성을 배제할 생각이 없다"고 호의를 나타냈다.

이 후보는 김 전 위원장이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도 "김종인 전 위원장이 보여준 선거 역량은 저희가 대통령 선거에서 꼭 필요한 능력"이라며 "선거대책위원장을 제시한 바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후보는 3일 TBS라디오 이승원의 명랑시사에 출연해서도 "정권 창출에 도움이 된다면 속된 말로 고양이 손이라도 빌려야 되는 상황"이라며 "김 전 위원장은 충분히 선거전략가로서 국민들에게 인정을 받는 분"이라며 영입 의지를 거듭 나타냈다. 이어 "어떤 식으로든 우리 당의 예선 과정에 참여해 주실 거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김 전 위원장도 이 후보의 말에 적극 화답하는 모양새다. 그는 같은 날 대구 강연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현 추세대로 가면 가장 젊은 후보가 될 것이라는 상상을 할 수 있다"면서 "신진세력을 포용할 수 있는 당이 돼야 정권 창출이 가능하다"며 사실상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이런 발언은 무엇보다 국민의함 당권주자들이 대구에 집결한 상황에서 나와 더 눈길을 끌었다.

다시 주목받는 김종인의 입

윤석열(왼쪽 사진) 전 검찰총장과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한국일보 자료사진·연합뉴스

윤석열(왼쪽 사진) 전 검찰총장과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한국일보 자료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이 점쳐지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한 김 전 위원장의 메시지도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은 그동안 제3지대에서 윤 전 총장을 기다린다는 메시지를 꾸준히 보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중도 지향적인 앙마르슈를 만들어 대선에 승리한 후 기존 공화당과 사민당을 포섭, 다수당을 구성한 '마크롱 모델'을 직접 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윤 전 총장이 제3지대 대신 국민의힘 입당을 할 것이라는 예상이 힘을 얻으면서 최근에는 거리두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김 전 위원장은 3일 언론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에 대해 "100% 확신할 수 있는 대통령 후보자가 있으면 전적으로 도우려고 했는데 그런 인물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절하했다.

과거 윤 전 총장을 "별의 순간을 잡은 것 같다"고 치켜올렸다면 최근에는 "별의 순간은 아무 때나 잡을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정반대 취지의 평가를 내놓으며 선을 그었다.

손효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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