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깨진 하트"... 혼란 속 가상화폐 머스크의 트위터는 여전히 바쁘다

입력
2021.06.04 16:30
일론 머스크 기사 한 개, 트윗 한 개에 일희일비
머스크, 예전부터 "무플보다 악플이 낫다"

지난달 21일 독일 베를린 근교 그륀하이데의 테슬라 공장 현장을 방문한 일론 머스크. 로이터 연합뉴스

"그러니까, 결국엔 아무 의미도 없었단 거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4일도 비트코인을 '공격했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에 비트코인 옆에 이별을 의미하는 '깨진 하트' 이모지를 달았다. 이미지에는 비트코인에 관심이 있는 밀레니얼 세대라면 한 번쯤 들었을 법한, 밴드 '린킨 파크'의 '인 디 엔드(In The End)'를 인용해 커플이 이별하는 농담 사진을 올려 놨다.

그가 정말 비트코인을 싫어하는지, 자신이 선택한 '도지코인' 등 다른 가상화폐를 띄우려는 것인지, 그저 장난을 치고 있을 뿐인지,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투자자들은 암호문 같은 머스크의 트윗을 이해했고, 가격이 3% 못 미치게 급락하는데 불과 몇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머스크는 쏟아지는 비난에 만족한 듯 '트롤링(놀리기)'을 계속했다. 누군가 답글에 "비트코인 투자자들이 머스크가 트윗할 때 표정"이라며 분노에 떠는 표정 사진을 올려 놓자, 머스크는 "그 친구 눈에 레이저 아이를 붙여야지"라고 했다.

'레이저 아이'란, 비트코인을 지지하며 그 가격이 10만 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믿는 투자자들이 자신의 눈에 레이저를 붙이는 밈(온라인 유행)을 가리키는 말이다.

4일 일론 머스크의 트윗이 비트코인과의 이별을 뜻한다는 해석 때문에 비트코인 가격이 일시 급락했다. 일론 머스크 트위터 캡처

한때 암호화폐 진영의 가장 강력한 지지자였던 머스크는 최근 비트코인 투자자들의 주적으로 돌변했다. 테슬라는 보유하고 있던 비트코인 일부를 처분했고, 비트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인정하기로 한 방침을 포기하면서 투자자들에게 큰 충격을 줬다.

그 이유로 "비트코인 채굴 과정에서 전력을 너무 많이 사용해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을 내세운 것도 비트코인 지지 진영의 주장과 정면 배치되는 것이었다.

트위터 창업자 잭 도시가 운영하는 모바일 결제업체 스퀘어와 유명 펀드매니저 캐시 우드의 아크인베스트먼트는 최근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비트코인을 채굴하고 그 수익으로 '친환경 비트코인'을 만들 수 있다"는 기획 보고서를 공동으로 내놓은 바 있다.

이렇게 원한이 깊다 하더라도 비트코인 투자자들은 머스크 입을 쳐다볼 수밖에 없다. 여전히 '코인 세계'에서 머스크의 일거수일투족은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다.

당장 2일에는 영국의 '버밍엄 메일'이라는 매체가 출처 불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머스크가 최근 테슬라 자동차 구매에 비트코인을 다시 허용할 것이라는 보도를 내면서 가격이 잠시 오르기도 했다. 애초 테슬라가 비트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인정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비트코인의 가격이 급격히 오르는 데 영향을 준 것도 사실이다.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에 '아기상어' 유튜브 영상을 올린 날, '아기상어'를 제작한 스마트스터디의 지분을 가졌다는 이유로 삼성출판사의 주가가 급등했다. 일론 머스크 트위터 캡처

투자자들은 머스크의 진의를 파악하느라 분주하지만, 어쩌면 머스크에게 큰 영향력을 부여하는 것은 그의 트윗을 보고 반응하는 투자자들 자신일지 모른다는 말도 나온다. 머스크는 그저 자신에게 쏟아지는 '부정적 관심'을 즐기고 있을 뿐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머스크 본인이 자신의 트위터 활동에 대해서 드물게 정제된 방식으로 발언한 적이 있다.

머스크의 전기 '일론 머스크: 미래의 설계자'를 쓴 저자 애슐리 밴스가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에 2020년 5월 게재한 글에 따르면, 머스크는 "내 트윗도 정말 바보 같을 때가 있고, 내가 내 자신의 모든 트윗에 정말로 동의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동시에 이렇게 말했다. "트위터에서 모두를 기쁘게 할 순 없다. 논란거리가 전혀 아닌 이야기만 할 수도 있는데, 그럼 당신은 지루한 사람이고,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 전반적으로 보면, 좋은 점이 나쁜 점을 능가한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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