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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돌풍' 잠재울 카드가 없다… 고민 깊은 나경원·주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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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바람'에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에 나선 중진 주자들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36세 청년' 이준석 전 최고위원의 돌풍을 잠재우고 싶지만, 개혁과 세대교체 이미지를 선점한 그를 때릴수록 바람이 더 거세지고 있어서다.
이 전 최고위원의 거침없는 독주를 막을 카드도 마땅치 않다. 그를 바짝 따라붙고 있는 나경원 전 의원과 주호영 의원 간 막판 단일화 가능성도 흘러나오지만, '0선' 견제를 위한 중진 간 결합은 명분이 약하다는 시각이 더 많다.
지난달 28일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 본선 주자가 확정된 후 나 전 의원과 주 의원의 전략은 '이준석 바람은 결과적으로 나쁜 바람이 될 수 있다'로 요약된다.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는 정권교체를 목표로 대선 경선 레이스를 관리해야 한다. 정치적 경험이 부족한 인사가 당대표를 맡으면 리더십이 불안해 정권 재창출에 실패할 수 있다는 게 중진 후보들의 주장이다.
4일 나 전 의원은 "당대표에겐 연습할 시간도, 시험할 시간도 없다"고 했고, 주 의원도 "이 전 최고위원이 새바람을 일으킨 효자지만 딱 여기까지"라고 말했다.
이들은 구체적으로 이 전 최고위원이 공약한 청년·여성 할당제 폐지나 공천 자격시험제 도입 등이 정치권에 '나쁜 바람'이 될 수 있다고 부각한다. 나 전 의원은 "이 전 최고위원도 청년에 대한 배려로 정치권에 입문했는데 사다리 걷어차기"라고 비판했다. 주 의원도 "무조건 실력으로 이기는 게 공정하다는 건 신자유주의적 발상"이라고 가세했다. 그러면서 나 전 의원과 주 의원은 '여성·청년 의무 할당제' 공약으로 이 전 최고위원과 차별화를 시도 중이다.
판은 쉽게 흔들리지 않는 모습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는 이 전 최고위원과 다른 후보 간 격차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전대까지 일주일 남았지만, 당 내부에서도 '이준석 대세론'이 굳어졌다는 평가가 많다.
나 전 의원과 주 의원 지지층 사이에서는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막판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7일 당원 투표가 시작되기 전 두 사람 중 한 사람이 양보를 해야 '이준석 돌풍'을 잠재울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 전 최고위원에 맞선 '중진 연합'은 역풍 가능성이 더 크다는 점에서 실현 가능성이 낮다. 한 재선 의원은 "이준석 바람은 이미 정치권의 세대교체 흐름을 만들고 있다"며 "인위적으로 저지하기 위해 중진들이 연합한다면, 장기적으론 국민들에게 외면받을 우려가 더 크다"고 말했다. 주 의원은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단일화의 '디귿'도 얘기한 적이 없다"고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번 당대표 선거의 변수는 당원 투표율이다. 2019년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당시 '민심' 여론조사는 오세훈 후보가 우세했지만, 당원 투표에선 2배 이상 압도적인 표를 얻은 황교안 후보가 결국 승리했다. 이번 선거도 당원 투표 70%, 일반 여론조사 30%가 반영된다. 특히 당원 33만 명 모두에게 투표권이 주어지기 때문에, 중진급 후보들의 조직표가 막판 결집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상승세를 타고 있는 이 전 최고위원이 남은 선거기간 말실수 등 결정적 악재를 맞닥뜨릴 경우도 변수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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