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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이 해외 직구 상품도 아니고..." 권영진 '사과 청원' 까지 등장

입력
2021.06.04 09:00
수정
2021.06.04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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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백신 도입 제안 해프닝' 비판
"정치적 야욕 때문에 시민 손가락질 받게 만들어"

권영진 대구시장이 지난달 31일 오전 대구시청 브리핑룸에서 ‘코로나19 백신접종 참여 활성화를 위한 민관합동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 대구=뉴시스

권영진 대구시장이 지난달 31일 오전 대구시청 브리핑룸에서 ‘코로나19 백신접종 참여 활성화를 위한 민관합동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 대구=뉴시스

대구시가 지역 의료단체와 함께 독자적으로 도입을 추진한 화이자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진위 여부가 의심된다는 방역당국과 한국화이자 등의 발표가 나온 가운데 권영진 대구시장의 사과를 요구하는 청와대 청원마저 등장했다.

3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자신을 대구시민으로 밝힌 한 청원인은 "권영진 대구시장의 공식 사과를 요청합니다"라는 청원을 올렸다.

이 청원인은 권 시장을 겨냥해 "누가 봐도 상식적으로 안 될 일을 한 것은 자신의 정치적 야욕을 위해 움직인 것"이라며 "그로 인해 시민들이 타 도시로부터 손가락질 받는 불쌍한 신세가 됐다"고 한탄했다.

그는 "백신이 해외 직구 상품도 아니고, 보따리상 밀수품도 아닌데 어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라며 "홍보는 주도적으로 해 놓고 이제 와서 발을 빼는 모습도 보이는데 대구시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3일 오전 대구 달서구보건소 선별진료소 앞에서 시민들이 줄지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대구=뉴스1

3일 오전 대구 달서구보건소 선별진료소 앞에서 시민들이 줄지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대구=뉴스1

앞서 대구시와 대구시의사회, 메디시티 대구협의회 등은 화이자 백신의 실제 개발사인 독일 바이오엔테크와 연결고리가 있는 글로벌 무역업체를 통해 국내에 3,000만 명(6,000만 회)분을 별도로 공급할 수 있다는 제안을 했으며 이를 중앙정부에 알렸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3일 방역당국은 해당 백신이 정상 유통 경로를 거치지 않았으며 신뢰성 문제가 있다고 밝혔고, 한국화이자제약 역시 "화이자 본사와 한국화이자는 그 누구에게도 이 백신을 한국에 수입·판매·유통하도록 승인한 바 없으므로 중개업체를 통해 한국에 제공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채홍호 대구시 행정부시장이 브리핑을 통해 "메디시티 대구협의회에서 논의해 왔고 대구시는 일부 지원해주는 형태"라고 밝히자, 해당 청원인이 "발을 뺀다"고 문제 삼은 것이다.


여준성 보건복지부장관 정책보좌관 페이스북 캡처

여준성 보건복지부장관 정책보좌관 페이스북 캡처

여준성 보건복지부장관 정책보좌관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 "이런 구매 제안은 그동안 다양한 곳에서 민원이 제기되어 왔으나, 대부분 정품이 아니거나 구매가 불가능한 상황으로 해프닝으로 끝났다"며 "이번 건도 마찬가지인데 대구시에서 먼저 공개되면서 논란이 커졌다"고 밝혔다.

그는 해시태그로 '플로리다 주소, 포르투갈 전화, 홈페이지 수정 중'이라는 메시지를 남겨 '중개업체'에 대해 사기 가능성이 짙다고 암시하기도 했다.


권영진 대구시장 페이스북 캡처

권영진 대구시장 페이스북 캡처

이처럼 대구시의 백신 구매 주선이 해프닝으로 끝나면서 권 시장이 지난달 21일 한미정상회담에서 미국이 한국군을 대상으로 백신을 공여하기로 합의한 것을 두고 정부와 정치권을 비판한 글도 재조명되고 있다.

당시 권 시장은 "우리가 어쩌다 국군 장병 55만 명분의 백신을 원조받았다고 감읍하는 나라가 됐나"라며 "이것은 자화자찬할 성과가 아니라 부끄러워하고 반성해야 할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 백신 방역은 백신 수급 부족과 국민적 불신의 문제에 봉착해 있는데 모두 정부의 책임"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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