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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부에 예속된 군 사법 체계로는 성피해 신고 보호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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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여성 부사관이 성추행 피해 신고 후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이 알려진 데 이어 공군 간부가 여군을 상대로 불법 촬영을 해 적발되는 등 잇따른 군 성범죄로 국민적 공분이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숙경 군인권센터 부설 군성폭력상담소장은 "군인권보호관 제도를 도입하는 등 군 사법 체계에 대한 감시와 견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군 성폭력 피해 사건은 군 지휘부에 예속된 군 사법 체계에서만 이뤄지면서 '군 내 성범죄는 처벌이 세지 않다'는 학습 효과만 냈다는 지적이다.
김 소장은 3일 KBS 라디오 '오태훈의 시사본부'에서 "문제 해결 능력을 상실한 군에 성범죄 문제 대응을 더 이상 맡겨 둬서는 안 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감시와 견제가 있을 때만 권력이 부패하지 않는데 군은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입법·사법·행정권을 가진 기관"이라며 "더욱이 폐쇄성까지 보장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불시 방문권을 가진 군인권보호관 제도를 도입해 수사와 조사가 공명정대하게 이뤄지게 해야 한다"며 "민간 통제가 이뤄질 때 군에서도 이런 범죄를 저지르면 안 된다는 학습을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소장은 "군 내 성 관련 피해 사건이 드러난 것보다 훨씬 많다"며 "(피해자가) 2차 가해에 시달리는 문제가 있어 잘 드러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군 성폭력이라고 하면 보통 군인이 피해자인 경우만 상정하지만 70~80% 가 민간인이 피해자"라고 지적했다. 가해자가 군인인 경우 군 사법 체계에서 사건이 다 진행되기 때문에 민간인 피해자의 목소리는 묻히는 경우도 많다는 설명이다.
김 소장은 특히 군인권센터가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공군 군사경찰대 소속 남자 부사관의 여군 숙소 침입 및 불법 촬영 사건을 예로 들어 부대의 가해자 비호를 비판했다.
그는 "군사경찰대에서 공공연하게 '가해자에게도 인권이 있다. 가해자도 불쌍하다. 가해자가 곧 전역할 텐데'라는 이야기를 했다"면서 "민간이라면 설령 그런 마음이 든다고 해도 입 밖으로 꺼내지도 못할 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소장은 "2013년 육군 소령이 가혹행위와 성추행으로 부하 여군 대위를 극단적 선택으로 내몬 사건이 일어난 지 8년이 지났지만 계속 반복되고 있다"며 "군이 만드는 매뉴얼과 지침이 부족하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현장에서 (범죄를) 저지시키지 못하고 있어 보여주기식 행정이라고밖에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군대는 문제 해결 능력을 상실했다고 볼 수밖에 없고 군이라는 이유로 빗장을 걸 게 아니라 특검도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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