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금치에 옥살산(수산)이 많다는데 먹어도 되나요?"
채소는 무조건 몸에 좋다고 하더니 언제부터인지 채소마저 독소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는 주장이 등장하고 있다.
옥살산은 좌우대칭으로 음전하인 산(Acid)구조를 2개 가진 아주 작은 유기산의 하나이다. 다른 유기산처럼 산구조를 통해 칼륨(K), 나트륨(Na), 철분(Fe), 칼슘(Ca) 같은 양이온(미네랄)과 결합할 수 있다. 문제는 칼슘과 결합하면 칼슘-옥살산-칼슘-옥살산이 연달아 계속 결합하는 방식으로 크고 단단한 결정을 만들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옥살산이 다른 이온과 결합할 때는 잘 녹고 큰 결정을 형성하지 않는데, 칼슘과 만나면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다. 그래서 신장과 요로에 만들어지는 결석의 주원인(80% 이상)이 된다. 결석으로 심한 통증을 일으키고 통풍과 류마티스와 같은 질병을 유발하니 옥살산이 많은 시금치는 절대 먹어서는 안 될 것같이 느껴진다.
하지만 옥살산은 시금치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근대, 쑥, 콩, 견과류, 감자껍질, 통곡물, 치아씨드, 코코아와 초콜릿, 차, 그리고 일부 과일에도 상당량이 들어 있다. 그러니 시금치 대신 다른 것을 조금만 더 먹으면 금방 시금치로 섭취하는 양을 훌쩍 넘어선다.
더구나 옥살산은 식물만 만드는 것이 아니고 우리 몸에서도 탄수화물 대사를 통해 만들어지고 글리신과 하이드록시프롤린 같은 아미노산 대사, 비타민C의 분해과정에서도 만들어진다. 그 양이 식품을 통해 흡수되는 양보다 많다. 사실 옥살산은 시금치보다 비타민C의 메가도스가 위험할 수 있는 것이다.
더구나 옥살산은 식품에 있다고 모두 흡수되는 것도 아니다. 5~15% 정도가 흡수되는데 칼슘이 있으면 흡수가 억제된다. 시금치에는 칼슘도 많아서 흡수가 잘 안 되고, 옥살산은 중금속의 흡수도 억제할 수 있는 것이다. 몸에 좋다고 채소를 녹즙 형태로 마신다면 몰라도 나물로 먹는 채소가 우리 몸에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은 거의 없다.
알면 좋은 것은 옥살산 함량보다 한 가지 음식이 우리의 건강을 망치지도 해결하지도 못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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