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현직 9명 등 성남 재개발주택 40채 매입...시세차익 2배 이상

입력
2021.05.31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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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31일 오전 LH 경기본부 등 압수수색

경기남부경찰청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경기남부경찰청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경찰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 경기지역본부 전·현직 직원과 부동산 업자 등이 성남시 구도심 재개발 지역에 투기한 의혹을 포착해 수사에 나섰다.

31일 경찰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 특별수사대는 이날 오전 9시부터 6시간 넘게 수사관 58명을 투입, LH 경기지역본부와 전·현직 직원 10명, 부동산 업자 2명 등 12명의 근무지 및 주거지 등 28곳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이들이 재개발 관련 정보를 사전에 입수, 시세 차익을 노리기 위한 것인지 파악하고 있다. LH 현직 직원은 9명으로, 이들은 최근 광명·시흥 신도시 예정지 투기 의혹을 받는 직원들과 무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2016~2020년 성남시 구도심 재개발 사업지인 수진1·신흥1지구 내 주택과 빌라 등 40채를 집중적으로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입 금액만 80억 원에 달한다.

경찰은 압수물 분석이 끝나는 대로 관련자들을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이들이 사들인 수진1·신흥1지구는 지난해 12월 재개발 정비사업 지정 고시 된 곳으로 재개발이 이뤄지면 9,200여 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이 지역 입주자 가운데 보상을 받으려면 통상 공람공고 3개월 전부터 정비예정구역에 3개월 이상 거주하고 있어야 한다. LH 직원 등은 2016년부터 지난해 6월 이전까지 집중적으로 매입한 것으로 파악된다.

해당 재개발 지구는 다세대주택이 다닥다닥 붙어 있어 소방차 진입조차 어려운 곳이지만 재개발 소문이 돌면서 공람공고 직전인 지난해 6월 초 7억~8억 원(66㎡ 기준)에 거래된 것으로 알려졌다.

LH 직원 등이 처음 매입한 것으로 알려진 2016년에는 4억~5억 원, 2019년에 5억~6억 원으로 상승했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 측 설명이다.

재개발이 이뤄지면 이들의 시세차익은 2배가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재개발을 통해 지난해 7월 준공한 신흥2지구 산성역 포레스티아 112㎡의 경우 11억 원 이상에 거래되고 있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해당 부지는 지하철 8호선 수진역과 가깝고, 서울 접근성 등 교통편도 편리한 곳”이라며 “지난해 분양한 산성역 포레스타아보다 가격이 더 높게 책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임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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