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4G 개회 영상에 서울 아닌 평양 지도가?…준비단 "외부업체 실수"

野 허은아 "의전참사이자 정권참사"

30일 'P4G 서울 정상회의' 오프닝 영상에 등장한 평양 능라도 모습. MBC라이브 캡처

30일 열린 ‘2021 P4G 서울 녹색미래 정상회의’ 개회식 영상에 개최지 서울이 아닌 평양 지도가 등장해 논란이 되고 있다. P4G 정상회의 준비기획단은 31일 "외부 영상제작사 측의 실수로 발생한 일"이라고 해명했다. P4G 정상회의는 기후변화 대응과 지속 가능한 발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글로벌 협의체로 우리나라에서 '환경 분야 다자 정상회의'가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제의 영상은 30일 오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P4G 정상회의’ 개회식에서 개최지를 소개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문재인 대통령 개회사와 함께 방영된 이 영상에는 개최지 서울을 소개하면서 남산 타워와 광화문, 한강이 차례로 등장했다. 이후 강 위에 떠있는 섬의 위성 사진이 줌 아웃(zoom-out)되면서 지구 전체로 뻗어나가는 장면이 나왔다. 그러나 이때 등장한 섬이 여의도가 아닌 평양 대동강의 능라도였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논란이 되자 청와대는 이날 오전 청와대 유튜브에 게시된 해당 영상을 비공개로 처리했다. P4G 정상회의 준비기획단은 해명자료를 통해 "개회식에서 방영된 P4G 소개 영상 중에서 정확하지 않은 위성지도가 삽입됐다"며 "행사 직전까지 영상의 세부사항을 편집·수정하는 과정에서 영상제작사 측의 실수로 발생했고, 이후 해당 오류를 수정 조치했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2021 P4G 서울 녹색미래 정상회의 개회식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청와대는 '우리 정부가 주관하는 환경분야 첫 다자 정상회의'라는 상징성을 감안해 이번 회의 홍보에 주력해왔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28일 tbs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가 보여줄 수 있는 모든 미래기술이 접목된 회의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탁 비서관이 말한 우리가 보여줄 수 있는 모든 미래가 '평양'인지 묻고 싶다"며 "이것은 '외교 참사'를 넘어 '의전 참사'이자 '정권 참사'다"라고 비판했다.

이번 회의에는 45개국·21개 국제기구의 정상급 인사 68명이 화상으로 참석했다. 특히 이날 개막식 직후 진행된 연설 세션에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정상급 인사 54명이 탄소 중립 달성과 포용적 녹색 회복 등에서 각국의 역할과 연대를 주제로 연설을 진행했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