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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우선접종, 의사·간호사 가족은 안 되고 군인 가족은 된다?

입력
2021.06.01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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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세 이상 군 장병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지난 4월 28일 경남 진해 해군기지사령부에서 서애류성룡함 장병들이 백신을 맞고 있다. 국방부 제공

30세 이상 군 장병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지난 4월 28일 경남 진해 해군기지사령부에서 서애류성룡함 장병들이 백신을 맞고 있다. 국방부 제공

의사, 간호사 가족은 안 되고 군인 가족은 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 선물로 지원한 얀센 코로나19 백신 약 100만 명분에 대한 사전 접종 예약이 6월1일부터 시작된다. 그런데 우선접종 대상자에 군인 가족과 민방위 대원이 포함된 것을 두고 일각에선 형평성 논란이 나온다. 방역당국은 미국의 지원취지를 감안한 결정이란 설명이다.

의료인 가족도 먼저 못 맞았는데…

31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얀센 백신 접종 대상자에는 예비군, 민방위 대원 외에 ‘군 관련 종사자’도 포함됐다. 국방부·방사청·병무청 등 관련 기관이나 산하기관 근무자와 관련 민간인, 현역 군 간부 가족 등 모두 13만7,000여 명이다. 군 간부 가족에는 배우자와 자녀는 물론, 함께 사는 형제·자매도 포함됐다.

지금까지 공식적인 백신 우선접종 대상자에 가족이 포함된 적은 없었다. 감염 위험이 높은 의료인력들이 우선접종 대상자로 지정됐을 때도 가족은 빠졌다. 오히려 접종 대상이 정해져 있는 백신을 의료인이 자의적으로 가족이나 주변 지인들에게 우선접종할 경우 최대 200만 원의 벌금을 매길 수 있도록 감염병예방법을 개정했다.

여기다 예비군과 민방위 대원들의 경우 민간인이면서 대다수가 30대 남성이다. 젊은 층의 접종은 후순위로 밀려 있는 상황에서 예비군, 민방위 대원만 접종 대상에 포함됐다. 젊은 층들 사이에서 네이버, 카카오 모바일 앱을 통한 잔여백신 예약 경쟁이 불붙은 상태이기도 하다. 중앙사고수습본부가 이날 공개한 조사결과를 보면 미접종자 중 백신을 맞겠다고 응답한 비율이 69.2%로, 지난달보다 7.8%포인트나 오르기도 했다.

“한미동맹 고려한 미국 입장 존중”

이에 대해 방역당국은 얀센 백신이 “한미동맹의 상징”이란 점을 강조했다. 부자 나라이고 K방역이 성공적인 한국에 백신을 지원하면서 미국은 '주한미군 주둔'을 이유로 들었다. 군 부대 관련성을 최대한 유지해야 미국 측의 명분을 살려줄 수 있다는 얘기다.

거기다 미국이 제공한 백신은 얀센 제품이다. 미국에선 희귀 혈전증 이상반응 논란 때문에 접종이 한동안 중단됐던 데다, 우리나라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처럼 '30세 이상'으로 접종 대상을 제한했다.

또 얀센 백신은 한 번만 접종해도 된다는 장점이 있지만, 반대로 유효기간이 3개월로 짧다는 단점도 있다. 미국에 보관 중이던 백신이 오는 것이라 7월 초쯤이면 유효기간이 끝날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받은 지 한 달 안에 다 접종해야 하는 만큼 접종 대상을 최대한 넓혀두는 것이 좋다.

추진단 관계자는 “부대 내 감염 전파 가능성을 낮추고 군을 보호하기 위해선 가족도 접종해야 하고, 의료인 가족의 경우 당시엔 백신 부족 때문에 그렇게 못했다"며 "지금은 위탁의료기관의 접종 예비명단 대상에 의료인 가족을 제한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비군, 민방위 접종에 대해서도 "미국과 협의했다”고 말했다.

임소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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