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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윤석열이 '한동훈 중앙지검장' 요구… 단호히 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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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다음 달 1일 출간되는 회고록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 임명 후, 윤 전 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에 한동훈을 임명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거절했다”고 밝혔다. 윤 전 총장과 여권의 관계가 ‘조국 수사’로 급격히 악화되기 전부터,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던 자신과 윤 전 총장 사이의 미묘했던 신경전을 술회한 것이다.
31일 조 전 장관 회고록 ‘조국의 시간’에 따르면, 이 책에는 윤 전 총장이 지난 2017년 5월 서울중앙지검장, 2019년 7월 검찰총장에 각각 임명되기 전후 시점에 청와대 안팎에서 벌어진 각종 비화(秘話)가 조 전 장관의 관점에서 서술돼 있다. 조 전 장관은 이 책 8장 ‘검찰 쿠데타의 소용돌이’ 말미에 “2019년 하반기 이후 여러 언론에서 ‘조국이 윤석열을 검찰총장으로 밀어 놓고, 자신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니 비판한다’고 지적했던 기사와 논평에 대한 반박”이라며 윤 전 총장 관련 일화를 공개한다고 설명했다.
조 전 장관은 먼저 “민정수석은 인사권을 갖고 있지 않고, 인사권자(대통령)의 권한 행사를 위한 자료를 준비해 보고할 뿐”이라며 ‘조국이 윤석열을 밀었다’는 표현은 ‘틀렸다’고 했다. 검찰총장 후보자의 경우, 법무부 산하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회의 복수 추천에 따라 법무부 장관이 최종 후보자 1명을 선정해 그의 임명을 대통령에게 제청하고, 여기서 민정수석실 역할은 ‘후보자 검증’인 만큼 형식적으론 자신이 윤 전 총장을 직접 추천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다만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5월, 윤 전 총장을 서울중앙지검장에 발탁한 ‘파격 인사’와 관련해선 “청와대 안팎에서 이견이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적었다. 조 전 장관은 그러면서 “당시 윤 전 총장은 ‘촛불혁명’의 대의에 부응하는 ‘영웅’으로 인식됐다”며 “국정농단 특별검사팀 수사팀장으로 일하던 그가 (서울중앙지검장으로서) 이 사건 공소유지를 맡는 게 옳다는 판단도 공유돼 있었다”고 덧붙였다.
반면, 2년 뒤 윤 전 총장의 신임 검찰총장 임명 땐 청와대 안팎에서 ‘반대 의견’이 만만치 않았다고 조 전 장관은 전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법조인 출신 국회의원 대다수, 문재인 대선 캠프 법률지원단 소속 법률가 등이 강한 우려를 제기했다고 한다. “무자비한 수사의 대가” “뼛속까지 검찰주의자” “특수부 지상주의자” “정치적 야심이 있다” 등 부정적 평가가 여권에서 상당했다는 뜻이다. 실제 ‘검찰총장 윤석열’을 향한 이 같은 우려는 당시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조 전 장관도 ‘윤석열 검찰총장 지명’엔 반대 입장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조 전 장관은 그러나 “윤석열 검찰총장 카드를 찬성하는 쪽은 윤석열 개인을 신뢰했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과 검ㆍ경 수사권 조정 등 검찰개혁이 이뤄질 것이므로 윤석열의 문제점이 상쇄될 수 있다고 믿었다”며 문재인 대통령에게 찬반 의견을 모두 보고했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각종 논란의 씨앗이 된 ‘윤석열 검찰총장 기용’에 대해 그는 “당시 민정수석으로서 ‘포괄적 책임’을 느낀다”고 유감을 표했다.
조 전 장관은 2019년 7월 윤 전 총장이 검찰총장 취임 직후 한동훈 검사장(당시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을 자신의 후임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조 전 장관은 “단호히 거절했다. 솔직히 어이가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한동훈 검사장 경력 등에 비춰 전국 최대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장 역할을 수행하기엔 다소 부족했고, 검찰총장 최측근을 서울중앙지검장에 앉히는 것도 부적절했다는 이유다.
한 검사장은 결국 서울중앙지검장에 오르진 못했다. 그러나 검사장 승진과 함께, 곧바로 전국 검찰청의 부패 사건 수사를 지휘하는 대검 반부패ㆍ강력부장에 임명됐다. 역시나 파격 인사였다.
‘한동훈 서울중앙지검장 임명 요청’은 지난해 11월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언급했던 내용이기도 하다. 다만 조 전 장관이 이를 “사실”이라고 직접 확인한 건 처음이다. 조 전 장관은 회고록에서 “만약 윤 전 총장이 대통령이 된다면, 한동훈 검사장은 당시 가지 못했던 자리 또는 그 이상의 자리로 가게 될 것”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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