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한미 미사일 지침 종료 비난... "실용적 접근 속임수였다"

입력
2021.05.31 07:40
수정
2021.05.31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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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앙통신, 개인 명의 논평으로 한미 비난
"미국의 호전적 대북정책 보여줘"

2019년 8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형전술유도탄 발사를 참관하는 모습.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2019년 8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형전술유도탄 발사를 참관하는 모습.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이 관영언론을 통해 22일 한미정상회담에서 한미 미사일 지침이 종료된 데 대해 "미국의 호전적인 대북정책을 보여준다"고 비난했다. 한미정상회담 이후 침묵을 지켜 온 북한이 내놓은 첫 반응이다.

31일 조선중앙통신은 '김명철 국제사안 논평원' 개인 명의로 내놓은 논평에서 한미 미사일 지침이 종료된 것에 대해 "미국의 북한에 대한 호전적 정책과 부끄러운 이중적 행태를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조선중앙통신은 "미국이 미사일 지침의 수정을 통해 미사일 사거리 제한을 해제한 것은 분명히 고의적이고 적대적인 행동"이라면서 "많은 국가들이 조 바이든 정부의 '실용적 접근'이니, '최대한의 유연성'이니 하는 대북정책을 단순한 속임수로 보게 됐다"고 주장했다.

통신은 "한국이 곧 초음속 미사일은 물론 ICBM(대륙간탄도미사일)과 SLBM(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마저 개발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소리도 나온다"며 "미국이 한국에 미사일 제한을 해제한 것은 한반도와 그 주변에서 군비 경쟁을 촉발하고 북한의 발전을 견제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미국이 중거리 미사일 배치를 합법적으로 실현해 한국에 대한 군사 통제를 강화하려고 한다"는 주장도 폈다.

그러면서 "그러나 미국은 실수했다"며 "한반도에 힘의 불균형을 만들고 북한을 압박하려는 것은 오히려 한반도 상황을 첨예하고 불안하게 만들어 전쟁을 촉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과 한국이 분명한 적대야심을 보인 이상 북한이 자위를 위한 능력을 비판할 수 있는 근거를 잃은 것"이라며 "북한은 강대강, 선대선 원칙에 따라 미국에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통신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서도 "스스로 지역 내 국가들의 총구에 자신을 들이민 것"이라며 "양심의 가책도 없이 부적절한 행태를 취하고 이쪽저쪽의 반응을 살피는 것이 역겹다"고 비난했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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