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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원짜리 콘서트 입장권이 백신 안 맞으면 111만원

입력
2021.05.31 04:3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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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미접종자 불이익 부과 사례 등장
인센티브 이어 페널티 동원해 접종 유도
복권은 효과… 홍콩선 아파트가 경품으로

당첨금이 100만 달러인 미국 오하이오주 코로나19 백신 복권에 당첨된 신시내티 여성 아비가일 버겐스케가 27일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동영상 캡처. 컬럼버스=AP 연합뉴스

당첨금이 100만 달러인 미국 오하이오주 코로나19 백신 복권에 당첨된 신시내티 여성 아비가일 버겐스케가 27일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동영상 캡처. 컬럼버스=AP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유도 수단에 복권 같은 인센티브(유인책)만 있는 건 아니다.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한테는 입장권을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에 파는 식의 불이익을 안기는 페널티(벌칙)도 등장했다. 하루라도 빨리 일상으로 복귀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는 미국에서다.

28일(현지시간) 미 ABC방송에 따르면 플로리다주(州) 세인트피터즈버그에서 다음 달 열리는 록 밴드 ‘틴에이지 보틀로켓’의 콘서트 입장권 가격은 18달러(약 2만 원)다. 다만 코로나19 백신 접종자에 한해서다. 백신 미접종자는 55배인 1,000달러(111만 원)를 지불해야 입장권을 구매할 수 있다. 사실상 티켓을 팔지 않겠다는 얘기다.

명분은 공동체 안전이다. 콘서트 기획자인 폴 윌리엄스는 “자신과 가족, 지역사회를 보호하려면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했다. 밴드의 보컬이자 기타리스트인 레이 칼리즐은 “밴드 멤버 모두 백신을 맞았다”며 팬들을 상대로 “객석에서 우리와 만날 수 있도록 관객도 모두 백신을 맞으면 좋겠다”고 권했다.

그러나 접종 견인을 위해 주로 쓰이는 방법은 인센티브다. 무엇보다 미접종자 차별 논란을 피할 수 있다. 현재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인센티브는 복권이다. 오하이오ㆍ오리건ㆍ콜로라도ㆍ메릴랜드ㆍ뉴욕주 등이 앞다퉈 ‘백신 복권’ 도입 방침을 발표했다. 최근 오하이오주에서는 첫 당첨자가 배출되기도 했다. 100만 달러(약 11억 원)와 대학 학비를 받기 위해 성인 275만8,000여 명과 12~17세 청소년 10만4,000여 명이 당첨에 도전했다. 1주일간 접종 시작 인구 33% 증가 효과를 본 마이크 드와인 오하이오주지사는 “진짜 낭비는 원하면 누구나 접종받을 수 있도록 백신이 준비됐는데도 코로나19로 목숨을 잃는 것”이라며 ‘돈 낭비’라는 비판에 반박했다.

미국뿐 아니다. 홍콩에서는 15억 원 상당 아파트가 경품으로 걸렸다. 29일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사이노그룹(信和集團)과 차이니스 이스테이츠 홀딩스(華人置業) 등 홍콩의 부동산 재벌 기업들은 전날 공동으로 백신 접종 독려를 위한 경품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1등 경품이 1,080만 홍콩달러(약 15억5,000만 원)인 42㎡(12.7평) 면적의 침실 하나짜리 새 아파트다. SCMP는 “아파트 제공은 주택이 심각하게 부족한 홍콩에서 독특한 의미”라고 분석했다. 맞춤형 인센티브인 셈이다.

권경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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