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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팔 툭툭' 가지고... 이철희 vs 김기현 이틀째 신경전

입력
2021.05.28 13:30
수정
2021.05.28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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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문 대통령, 김기현 바이든 '까기'에 당황"
김기현 "바이든 노련하단 뜻인데 이해 못하나"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악의 없이 한 건 맞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로 5개 당대표를 초청해 진행한 오찬 간담회에 앞서 환담을 마치고 오찬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의당 여영국 대표,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 문 대통령,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권한대행. 왕태석 선임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로 5개 당대표를 초청해 진행한 오찬 간담회에 앞서 환담을 마치고 오찬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의당 여영국 대표,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 문 대통령,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권한대행. 왕태석 선임기자


26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 여야 5당대표 초청 간담회 이후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당 대표 권한대행)가 언론과 인터뷰에서 촉발한 '팔 툭툭' 논란말꼬리 잡기로 이어지며 산으로 가고 있다.

시작은 김 대표의 27일 공개된 연합뉴스 인터뷰다. 이 인터뷰에 따르면 김 대표는 방송 카메라 앞에서 한미정상회담 결과를 비판하던 중 그의 오른편에 서 있던 문 대통령이 팔을 '툭툭' 쳐서 당황스러웠다고 밝혔다.

그는 "문 대통령이 티타임 때 미국에서 굉장히 예우를 잘 해주더라고 하기에, 바이든이 원래 상대방 띄워놓고 뒤로 빼간다고 했더니 멋쩍은 웃음을 지으면서 왼손으로 내 오른팔을 툭툭 쳤다"고 했다.


이철희 "화기애애한 분위기서 팔 건드린 걸 그렇게 말해"


이철희(오른쪽) 청와대 정무수석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를 예방해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에게 문재인 대통령 축하 난을 전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이철희(오른쪽) 청와대 정무수석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를 예방해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에게 문재인 대통령 축하 난을 전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이에 대해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저녁 CBS 라디오 '김종대의 뉴스업'에서 "(김 대표가) 계속 트럼프와 바이든 대통령을 비교하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얼굴은 웃지만 뒤로는 많은 것을 잇속을 챙기는 사람이라고 연이어서 이야기를 하더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수석은 "(문 대통령이) 외국 정상을 속된 말로 까는 데 동조할 수도 없고, 제1야당 대표가 얘기하는데 외면할 수도 없으니 난처해하다가 어깨를 툭 건드리면서 그만하라는 제스처를 한 것"이라면서 "문 대통령이 그러면서 국익을 챙기는 거야 저희도 그렇고 다른 나라들도 다 마찬가지라고 슬쩍 말씀하시더라. 그렇게 잘 마무리가 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 수석은 "그 자리에서는 사실 정상회담의 내용 갖고 비판 한마디도 안 했고,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건드린 것"이라며 "그걸 인터뷰에서 그렇게 말씀하시니까 이게 참 여야 간에 또는 대통령과 야당 간의 대화라는 게 참 어렵다"고 밝혔다.



김기현 "이철희, 내가 바이든 깠다니... 말뜻 이해 못하나"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28일 본경선 진출 당대표 후보자 초청 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 국회를 나서며 당대표 후보자들의 포스터 앞을 지나치고 있다. 뉴시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28일 본경선 진출 당대표 후보자 초청 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 국회를 나서며 당대표 후보자들의 포스터 앞을 지나치고 있다. 뉴시스

그러자 김기현 원내대표는 28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정무수석이라는 분이 이렇게 야당 대표 말의 뜻도 이해하지 못하고 답변하시나"라며 반박했다.

김 대표는 자신의 발언에 대해 "바이든이라고 하는 분은 매우 노련한 외교관이기 때문에 앞으로는 좋은 말 하지만 뒤로는 웃으면서 실리를 다 챙겨가는 사람이기 때문에 정중하게 대우해준다고 해서 방심하면 안 되는 거 아니냐는 말씀을 드린 것"이라며 "그걸 가지고 바이든 대통령을 속된 말로 깠다고 표현해서 참 황당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다만 "문 대통령이 팔을 툭툭 쳤던 건 맞는데, 악의적 의미는 아니었다"는 점은 확인했다. 또 "(보도에선) 거기에 개의치 않고 맹렬히 성토했다는 식으로 나왔는데, 그 자리는 성토하는 자리는 아니고 차 한 잔 마시는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정부 정책을 비판한 것은 자리를 옮겨서 현안에 대해 이야기할 때 야당의 입장을 전달할 때였다고 밝혔다.


"정상회담 평가하는 자린데" vs "만나주질 않으니까"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과 이철희 정무수석이 14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열린 국민의힘 비상 의원총회를 찾아 김기현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과 이철희 정무수석이 14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열린 국민의힘 비상 의원총회를 찾아 김기현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김 대표는 이 수석이 "(한미정상회담은) 굉장히 잘된 회담인데 너무 야박하게만 평가하시니 좀 섭섭했다"고 한 데 대해서도 "앞뒤 다 잘라서 중간만 가지고 이야기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방미 성과 부분에 대해서 우리 당의 공식 입장도 다 밝혔고, 제가 공식 회의에서 공개적으로 의견도 다 밝혔다"며 "(청와대 오찬) 그 자리는 공치사하거나 이렇게 덕담하러 간 자리가 아니고, 야당으로서 대통령 만날 자리를 워낙 안 주니 이 말씀은 꼭 전해드리겠다고 하러 가서 이야기한 건데 그걸 전체를 종합해서 보지 않고 딱 잘라서 그것만 이야기하면 정말 참 답답하다"고 말했다.

앞서 이 수석은 CBS 인터뷰에서 "이 회담은 국내 현안에 대한 것이라기보다는 주로 정상회담의 성과와 관련된 논의를 하는 자리였다"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김 대표를 비교하기도 했다.

그는 "안철수 대표는 성과가 있다는 점은 평가하고 인정한다고 하고, 아쉬운 대목을 짚어서 이야기해서 그런 접근이 굉장히 와 닿았다"고 한 반면, 김 대표에 대해서는 "대통령 말씀은 다 못 들은 척하고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이겁니다 그러고 한미정상회담 의제와 상관없는 것을 쭉 적어오신 대로 다 말씀하시더라"고 했다.

이 수석은 "편하게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해 가면서 얘기해주면 그 다음 자리가 쉽게 될 텐데 일방적으로 자기 얘기를 쏟아내듯이 하면 다음 자리를 할까에 대한 솔직히 동기부여도 잘 안 될 것 같고 자신감도 없을 것 같다"며 "(대통령에게) 따로 한번 자리를 만들어서 편하게 얘기해 보시죠라고 건의드릴 자신이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대통령을 모시는 분들이 대통령한테 쓴소리하는 사람하고 관계를 차단시켜버리겠다고 생각한다면, 좋은 말만 하는 사람하고 대통령하고 계속 이야기하게 된다는 건데 그거 잘못하는 거 아닌가. 이해가 안 된다"고 반박했다. 김 대표는 문 대통령이 국민의힘 대표와 1대 1로 회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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