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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Z 백신 불안에도 "예약자 접종률 98%"... 입 쩍 벌어지는 '백신 붐'

입력
2021.05.28 11:30
수정
2021.05.28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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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74세 어르신들에 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27일 첫날, 사전예약자 접종률이 98%에 달했다. 접종을 예약한 사람들은 사실상 거의 다 맞은 셈이다. 네이버, 카카오 앱을 통해 남은 백신을 공략하려던 젊은 층은 2%를 두고 치열하게 다투다 보니 잔여백신은 '0'의 행진을 이어갔다.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의 혈전 문제 때문에 쏟아졌던 우려가 무색할 정도였다.

카카오 실시간 잔여백신 캡처 화면

카카오 실시간 잔여백신 캡처 화면


27일 고령층 사전예약 접종률 98%... '노쇼' 예약 눈치싸움 치열

전해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2차장(행정안전부 장관)은 28일 중대본 회의에서 "사전예약을 하신 분들은 98% 이상 접종에 참여했다"며 "'노쇼'로 인한 잔여백신은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날 하루 백신 접종자 수는 당일 오후 6시 기준 64만6,618명으로, 2월 백신 접종 시작 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30일 기록한 일일 접종자 수 최대치인 30만7,000명의 2배에 달한다.

'노쇼'가 사라지면서 남는 2%를 접종하기 위한 젊은 층의 '눈치싸움'은 더 치열해졌다. 전날 시작된 네이버와 카카오를 통한 실시간 잔여백신 예약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몰리면서 카카오는 잠시 먹통이 되기도 했다. 이날 하루 동안에만 4,229명이 네이버(3,935명)와 카카오(294명)로 예약해 1차 접종을 완료했다. 위탁의료기관 자체 예비명단을 통한 접종자도 5만8,000여 명에 달했다.

백신 접종 '붐'... 여행·가족보호·더위 등 이유 다양

이 같은 폭발적 반응에 접종 현장에서도 놀랍다는 반응이 나온다. 서울 중구의 한 위탁의료기관 관계자는 "젊은 층은 희귀혈전증 부작용 때문에 불신이 높은 걸로 알고 있었는데, 노쇼 문의가 너무 많이 와 의외였다"며 "카카오나 네이버로 안 되니 직접 전화를 주는 사람도 많아 하루 종일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의 한 위탁의료기관 관계자도 "어르신들 예약취소가 거의 없어서 '노쇼'는 단 2건에 그쳤다"며 "예약대기자 대부분이 30~40대이고, 워낙 대기자가 많아 백신을 버릴 일은 없다"고 말했다.

접종을 서두르는 이유는 다양하다. 직장인 이모(33)씨는 "부모님이 집으로 오셔서 아이를 봐 주시는데 나와 남편은 계속 출퇴근하다 보니 혹시라도 우리가 코로나19를 옮길까 걱정"이라며 "부부 둘 다 노쇼백신 예약을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그간 가지 못한 해외여행에 대한 욕구도 크다. 대학원생인 김모(32)씨는 "올해 여름에는 꼭 해외여행을 갈 계획"이라며 "지금 맞으면 8월 중순 이후로는 마음 놓고 떠날 수 있으니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올해 여름이 유독 더울 거란 기상청 전망도 접종 붐에 열기를 보탰다. 회사원 최모(55)씨는 "부작용 때문에 다른 백신을 맞으려 좀 더 기다릴 생각이었는데, 다가오는 여름에 땀 뻘뻘 흘리며 마스크 쓸 생각을 하니 막막해졌다"며 "1차 접종만 해도 7월부터 실외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발표를 보고 당장 노쇼 예약을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접종 후 이상반응 모니터링·방역수칙 준수 당부

방역당국은 뜨거워진 접종열기를 반기면서도 접종 전후 철저한 이상반응 모니터링과 방역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모든 접종 완료자는 접종 후 15~30분간 접종기관에 머물며 이상반응 발생 여부를 관찰해야 하고, 집으로 돌아가서도 최소 3시간 동안은 몸 상태를 꾸준히 살펴야 한다.

접종 후 피로감, 두통, 근육통, 메스꺼움, 구토 등의 전신반응이 나타날 수 있지만 대부분은 3일 내 증상이 사라진다. 이러한 증상이 나타날 경우 수분을 섭취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되, 발열이나 근육통 등 몸살 증상은 해열진통제를 하루 정도 복용하는 것이 좋다. 특히 젊은 연령층은 전신반응이 심할 수 있으니 해열진통제를 사전에 준비할 것을 권한다. 또 접종 후 최소 3일간 접종 부위 등을 각별히 관찰하되 고열이 있거나 평소와 다른 신체 증상이 나타나면 곧바로 의사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김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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