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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석 의장, 체코 의전서열 1~4위 만나는 강행군 펼친 이유는

입력
2021.05.2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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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를 공식 방문 중인 박병석 국회의장이 27일(현지시간) 프라하 대통령 관저에서 밀로시 제만 체코 대통령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국회 제공

체코를 공식 방문 중인 박병석 국회의장이 27일(현지시간) 프라하 대통령 관저에서 밀로시 제만 체코 대통령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국회 제공

체코를 공식 방문 중인 박병석 국회의장이 '원전 세일즈' 외교에 팔을 걷어붙였다. 박 의장은 27, 28일(현지시간) 밀로시 제만 대통령, 안드레이 바비시 총리와 연쇄 회동하고 한국 원전의 우수성을 전파했다. 올 연말 입찰 개시에 앞서 원전 수주를 위한 지원사격에 나선 것이다.

원전 수출 팔 걷어붙인 朴 "윈윈하자"

박 의장은 27일 프라하에서 제만 대통령과 회담을 가졌다. 제만 대통령은 2013년 체코 첫 직선제 대통령으로 선출된 후 2018년 재선에 성공했다. 2018년 11월 문재인 대통령 순방 당시엔 제만 대통령의 이스라엘 국빈 방문과 겹쳐 회담이 성사되지 못했다.

박 의장은 1시간가량 진행된 회담에서 체코가 추진하는 두코바니 원전 사업 수주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박 의장은 "한국은 원전 시공, 운영, 원가, 공기 면에서 어느 나라와도 경쟁할 수 있는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며 "우리는 현지화와 기술 이전에 대한 준비를 마쳤다"고 강조했다. 이어 "완공 후 운영은 사이버 보안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사이버 보안 기술이 뛰어난 한국이 우위에 있음을 강조했다. 최근 체코 정부가 사이버 공격과 가짜뉴스 확산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점을 파고든 것이다.

박 의장은 28일엔 바비시 총리와 회담했다. 이 자리에서도 그는 40여 년간 원전 24기를 성공적으로 운영해온 점을 들어 "한국이 최적의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양국의 경협 수준을 한단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도 했다. 순방 기간 중 박 의장은 카운터파트인 밀로시 비스트리칠 상원의장, 라덱 본드라첵 하원의장과도 만났다.

박병석(앞줄 오른쪽 세번째) 국회의장이 안드레이 바비시(네번째) 체코 총리를 비롯한 회담 차석자들과 28일(현지시간) 체코 프라하 총리실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회담에 참석 한 류성걸 국민의힘 의원, 김태진 체코 대사,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병기 민주당 의원, 최연숙 국민의당 의원, 노웅래 민주당 의원, 박 의장, 바비시 총리, 양정숙 의원. 국회 제공

박병석(앞줄 오른쪽 세번째) 국회의장이 안드레이 바비시(네번째) 체코 총리를 비롯한 회담 차석자들과 28일(현지시간) 체코 프라하 총리실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회담에 참석 한 류성걸 국민의힘 의원, 김태진 체코 대사,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병기 민주당 의원, 최연숙 국민의당 의원, 노웅래 민주당 의원, 박 의장, 바비시 총리, 양정숙 의원. 국회 제공


이틀간 체코 1~4위 인사와 연쇄회동

박 의장은 단 이틀 동안 체코 의전서열 1~4위 핵심 인사를 모두 만나는 빡빡한 일정을 소화했다. 이 같은 '강행군'은 조만간 본격화하는 체코 원전 수주전을 염두에 둔 행보다. 체코는 두코바니 지역에 사업비 8조 원 규모의 1,000∼1,200메가와트(MW)급 원전 1기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올 10월 체코 총선 이후 입찰 절차에 착수할 예정인데, 한국과 프랑스, 미국이 경합하고 있다. 만약 한국이 수주에 성공한다면 국가경제에 큰 보탬이 되고 한국 원전 기술의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다.

이를 위해 박 의장은 순방 기간 체코에 대한 각별한 애정과 친근감을 강조했다. 박 의장은 제만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우리는 지정학적으로 강대국에 둘러싸여 있지만, 민족적 정체성을 유지했고 민주주의를 이룩해냈다"며 한국과 체코 간 공통점을 짚었다. 비스트르칠 상원의장에게는 "한국 유명 드라마 중에 '프라하의 연인'이 있는데, 시청률이 대단히 높았다"며 "한국인에게 프라하는 대단히 인기 있는 곳"이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덕분에 네 차례 회담이 훈훈한 분위기 속에 당초 예정 시간을 훌쩍 넘겨 진행됐다.

프라하= 이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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