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오수, 결정적 타격 없었다... '라임 사건 수임' 등 의혹엔 구체적 답변 피해

입력
2021.05.2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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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옵티머스 사기 피의자들 변론은 안했다"
'변호사 비밀 유지 의무' 들어 자세한 언급 꺼려
'김학의 불법출금' 연루엔 "수사중... 답변 부적절"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검찰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오대근 기자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검찰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오대근 기자

당초 예상대로 카운터 펀치는 없었다. 26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가 자신을 둘러싼 몇몇 의혹에 대해 명쾌한 답을 내놓지 않았으나, 야당 의원들은 기존에 제기된 의문들을 반복 질의하기만 할 뿐 그를 코너로 몰아붙이는 데엔 실패했다.

김 후보자는 전날 불거진 ‘라임자산운용ㆍ옵티머스자산운용 사건 수임 논란’과 관련해 “사기 피의자 변론 등 부적절한 행위는 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은 뒤, 구체적 변호 활동에 대해선 언급을 자제했다. 또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출금) 연루 의혹’에도 “수사ㆍ재판 중 사안이라 답하기 어렵다”며 즉답을 피했다. 최대 쟁점으로 꼽힌 사안들엔 사실상 ‘함구’로 일관한 것이다. 다만 아들의 ‘아빠 찬스 취업 의혹’과 관련해선 “부정한 청탁을 한 적이 없다”며 적극 부인했다.

"법무차관 시절, 라임 수사 보고 안 받아”

이날 김 후보자에 대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선 ‘라임ㆍ옵티머스 펀드사기 연관 사건 변호 활동’을 두고 의원들의 질문이 집중됐다. 김 후보자는 법무부 차관 퇴임 5개월 만인 지난해 9월부터 법무법인 화현의 고문변호사로 활동했고, 총 22건의 사건을 수임했다. 이 가운데 △서울남부지검의 라임 관련 사건 2건 △서울중앙지검의 옵티머스 사건 2건 등도 포함됐다.

여야 의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라임ㆍ옵티머스를 직접 변호했느냐”고 물었고, 김 후보자는 “사기 피의자들에 대해선 변론한 적이 없고, 관여한 적도 없다”고 답했다.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 등이 구체적인 의미를 캐묻자 김 후보자는 ‘펀드 사기 사건 주범들을 변호한 건 아니다’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최기상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은 의뢰인이 정확히 누구인지, 변호 활동을 어떻게 했는지 등을 질의했으나, 김 후보자는 “변호사법상 비밀유지 의무를 위반할 소지가 있다”며 말을 아꼈다.

특히 관심은 법무부 차관 재직 중, 라임 사건 수사현황을 보고받았는지에 모아졌다. 김 후보자는 검찰의 라임 수사가 시작된 지 2개월 후인 작년 4월 차관에서 물러난 만큼, 라임 수사 상황을 어느 정도 인지한 상태에서 사건을 수임했다면 ‘이해충돌금지 원칙 위반’ 소지가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 후보자가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 질문에 “보고받지 않았다”고 잘라 말하면서 더 이상 논란이 확산되진 않았다. 그는 청문회에 앞서 “검찰총장에 취임하면, 변론했던 사건과 관련한 수사는 모두 회피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불법 출금 의혹엔 "수사 대상자라 언급 부적절"

‘김학의 불법출금 연루 의혹’에 대해 김 후보자는 더욱 구체적 언급을 꺼렸다. 야당의 잇단 추궁에 “저도 수사 대상자이고, 수사ㆍ재판이 진행 중이라 따로 말하기 어렵다”는 앵무새 같은 답변으로 일관한 것이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김 전 차관) 긴급출금이 불법이라는 건 인정하느냐” “2019년 3월 22일 밤 차규근 법무부 출입국본부장으로부터 ‘김학의 출금이 필요하다’는 보고를 받았느냐” 등의 질문을 퍼부었으나, 김 후보자는 “언급하는 게 옳지 않다”는 대답만 반복했다.

"아들 취업한 곳 전혀 몰라...무관심한 아빠"

김 후보자가 그나마 상세한 해명을 내놓은 건 ‘아들 취업 부당한 영향력 행사 의혹’ 부분이었다. 그의 아들은 2017년 8월 전자부품연구원(현 한국전자기술원)에 지원해 입사했는데, 당시 지원 서류에 부친 직업을 ‘서울북부지검 검사장’이라고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아빠 찬스’를 사용한 게 아니냐는 게 야당 의원들의 의심이었다.

그러나 김 후보자는 아들이 과거 입사지원서 양식을 사용했다면서 “제가 봐도 꼭 그렇게 적었어야 했나 싶은 부분이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그곳에 대해 전혀 모르고 아는 사람도 없고 전화한 적도 없다”며 “부끄럽지만 전 아들의 취업이나 학업에 대해서 참 무관심했던 아빠”라고 덧붙였다.

이상무 기자
최서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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