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코로나 경험 도움 될 수 있다" 美 FDA, 이례적 보고서

입력
2021.05.26 17:1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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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정부, 신속 검진·확진자 추적 구축...
메르스 교훈으로부터 성과 거둬" 평가

25일 오후 서울역광장에 마련된 중구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선별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연합뉴스

25일 오후 서울역광장에 마련된 중구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선별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연합뉴스

“한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경험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25일(현지시간) ‘한국의 코로나19 대응’ 보고서를 공개했다. 효율적이고 신속한 검진과 확진자 추적 시스템을 구축한 덕분에 방역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칭찬을 담았다. FDA가 다른 나라의 보건정책을 평가하는 보고서를 펴낸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FDA는 이날 발표한 25쪽 분량의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4월 초 전 세계 수많은 소식통은 ‘한국의 대응 전략이 코로나19 확산 곡선을 평평하게 만들었다’고 선언했다”며 “한국의 경험이 앞으로 도움이 될 수 있어 한국 정부가 공개한 정보를 검토했다”고 밝혔다.

FDA는 구체적으로 2016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사태 때 얻은 교훈이 코로나19 국면에서 한국의 빠른 대응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한국 정부가 검진 기술의 상업적 개발에 집중했다”며 2017년 감염병 진단기술 개발에 270억 원을 투자한 당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사례를 소개했다. 대규모 예산 지원에 힘입어 민간업체들이 검진키트 개발에 속도를 낼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미국 식품의약국이 25일 공개한 '한국의 코로나19 대응' 보고서. FDA 제공

미국 식품의약국이 25일 공개한 '한국의 코로나19 대응' 보고서. FDA 제공

코로나19 발병 후 한국 정부의 투자가 빛을 봤다는 평가도 나왔다. 질병관리청이 개발한 자체 검진테스트가 지난해 1월 말 신속승인 전 선을 보였고, 민간 검진키트 개발사들과 정부가 접촉해 기민하게 대응했다고 FDA는 진단했다. 정부가 민간 개발사에 최소 분량 구입을 약속하면서 키트 개발에 힘을 실어 줬다는 내용도 보고서에 담겼다. 한국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확진자 접촉 추적 체계를 조기에 구축한 것 역시 성공 사례로 적시됐다.

FDA는 한국에 견줘 미 행정부는 진단키트 개발에 서두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다만 한국의 경험을 미국 상황에 일률적으로 적용할 수는 없다고 결론 내렸다. 보고서는 “국가마다 다른 접근법이 효과를 냈다”면서 “미국에서 채택해야 하는 방법을 따로 권고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김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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