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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에 정상회담 밀린 中, 철석같이 믿는 푸틴의 이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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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어 뜯으려 한다면 이를 부러뜨리겠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이 23일(현지시간) 전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발언이다. 나흘 전 미국과 외교장관회담에도 불구하고 날 선 반응을 보였다. 내달 16일 미러 정상회담을 앞두고 순번에서 밀린 중국이 믿는 구석이기도 하다. 이에 중국은 부쩍 러시아와 우의를 과시하며 미국과 차별화를 강조하고 있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친구가 되길 원한다면 진정한 친구가 돼야 한다”며 “훈계하거나 지시하거나 기만하거나 이중잣대를 들이대지 마라”고도 했다. 거친 표현으로 미국을 겨냥한 경고를 담았다. 러시아는 특히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무력충돌에 대해 미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통한 중재를 가로막은 것이 못마땅했다.
중국은 틈새를 놓치지 않았다. 중국망은 26일 미러 관계를 “경색되고 불안정하고 우발적이며 외부요인에 좌우되는 경쟁 위주”라고 깎아 내렸다. 반면 중러 관계는 “안정적으로 발전하면서 상시적인 접촉채널이 가동되는데다 외부 입김에 좌우되지 않는 내부 동력에 기반해 협력을 추구한다”고 치켜세웠다. 필요에 따라 대화 제스처를 취하는데 그치는 미국과 달리 중국은 오랜 기간 러시아와 깊은 관계를 유지해왔다는 것이다.
제16차 전략안보협상 참석차 러시아를 방문한 양제츠(楊潔?)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은 25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구두 친서를 전했다. 친서에서 시 주석은 “양국 포괄적 전략 협력 동반자관계가 큰 성과를 내고 있다”며 “더 높은 수준의 상호신뢰로 새로운 국제관계의 패러다임을 열자”고 강조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양국 관계는 역사상 최상을 구가하고 있다”며 “정상 간 긴밀히 교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화답했다.
중국은 과거 냉전시절 미국이 중러를 이간질하던 방식은 끝났다고 단언했다. 다만 탈냉전 이후 미국과 러시아가 밀월과 경색을 거쳐 다시 정상화로 반등하는 패턴을 보인 것이 부담이다. 지금은 양국 관계가 바닥을 찍고 개선될 차례다. 양청(楊成) 상하이 외국어대 교수는 “중러가 공동의 이익을 통해 복합적으로 의존하고 있어 미국이 러시아와 연합해 중국을 억제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평가했다. 펑샤오레이(馮紹雷) 화동사범대 러시아연구센터장도 “중국, 러시아, 미국의 대국관계가 서로 영향을 미치기는 하지만 무엇보다 중러 관계는 스스로 발전할 수 있는 동력과 목표,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입김에 휘둘리던 시절은 지났다는 것이다.
중국과 러시아는 올해 선린우호협력조약 체결 20년을 맞아 정상회담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5차례 통화하면서 분위기도 무르익었다. 안드레이 데니소프 주중 러시아 대사는 지난해 말 “코로나 상황이 진정되면 푸틴 대통령이 가장 먼저 중국을 방문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시기다. 7월 1일은 중국 공산당 100주년, 16일은 중러 우호조약 20주년이다. 따라서 정상회담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그 사이인 7월 초순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6월 11~13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14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를 통해 서구 동맹을 결집하려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에 맞서 중러 양국도 밀착하는 구도다. 미국의 메시지 강도에 따라 6월 말로 앞당기는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 환구시보는 “푸틴 대통령이 미국과 정상회담 이후 중국을 방문해 글로벌 이슈에 대해 더 많은 조율을 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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