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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가입 30년, 평화의 가치를 세계와 나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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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9월 우리나라는 유엔(UN) 가입 30돌을 맞는다. 유엔과의 특별한 인연은 광복 직후 첫 선거와 뒤이은 한국전쟁으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분단국의 한계를 넘어 40여 년간 시도해온 유엔 가입이 마침내 결실을 맺은 1991년, 우리는 국제사회 기여를 위한 첫걸음을 뗐다.
필자는 당시 외무부 유엔과 직원으로 우리의 첫 유엔 평화유지군(PKO) 소말리아 파견을 전담했다. 신규 회원국이자 유엔과의 특별한 인연을 가진 한국이 PKO에 제대로 기여하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마음이었다.
돌이켜보면 당시 1인당 GDP 8,000달러 달성을 앞둔, 가난의 수렁에서 막 벗어나려던 우리 국민들에게 “세계 평화를 위해 봉사하자”고 설득하기란 쉽지 않았다. 단 한 명의 국군 장병도 전쟁터로 보낼 수 없다는 국내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았다.
1년 넘는 토의 끝에 국회는 1993년 마침내 파병에 동의했다. 251명의 늠름한 상록수부대 장병들이 소말리아 재건의 임무를 받고 그해 6월 떠났다. 자랑스러운 부대원들을 영송하며, 비로소 우리가 국제사회 일원으로서 세계 평화에 도움을 줬다는 생각에 가슴이 벅찼다.
유엔 가입 30주년인 올해, PKO 참여도 어느새 28년 차다. 그간 1만8,000명이 넘는 우리 장병이 푸른색 유엔기 아래 복무했고, 지금 이 순간도 레바논과 남수단에서 국제평화 수호라는 고귀한 임무를 묵묵히 수행 중이다.
숭고한 희생도 있었다. 조지아, 동티모르, 네팔 등에서 9명의 우리 평화유지요원이 순직했다. 유엔은 매년 5월 29일을 평화유지요원의 날로 지정, 이들을 포함한 4,000여 명의 순직 장병의 희생을 추모한다.
동티모르에 파견됐던 우리 부대는 4년간의 내전 복구에 모범적 기여를 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레바논 파견중인 동명부대는 현지인들로부터 “동방의 빛”으로 불린다. 1993년 소말리아로 떠난 상록수부대가 국제평화를 향한 첫걸음이었다면, 지금의 대한민국은 세계 10위 규모 PKO 예산을 분담하고, 평화구축·분쟁예방에 대한 유엔 논의를 선도하는 국가로 거듭났다. 1996~1997년, 2013~2014년 두 차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으로 활동한 데 이어, 2024~2025년 또 한 번 비상임이사국으로 진출해 국제평화에 폭넓게 기여한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오는 12월 서울에서 유엔 평화유지 장관회의가 개최된다. 재정·병력 공여를 넘어, 국제평화를 위한 유엔의 노력에 보다 주도적으로 기여할 중요한 기회다. 유엔 가입 후 30년간 일군 평화에 대한 우리 의지를 세계와 공유하고, 다가올 30년 또한 국제평화와 번영으로 채워갈 수 있도록 각국 기여를 결집하는 선도적 역할을 다짐한다. 반세기를 이어 온 유엔과의 특별한 인연이 또 한 번 빛을 발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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