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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은 북한에 있다" 호응 기다리는 美… '잠행' 김정은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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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현지시간) 정상회담에서 대화와 외교를 통한 북핵 해결 의지를 확인한 한국과 미국은 "공은 평양으로 넘어갔다"며 북한의 호응을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북한은 내치에 집중할 뿐 사흘째 묵묵부답인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조만간 어떤 식으로든 입장을 내겠지만 북한이 한미의 기대만큼 협상 테이블로 곧장 복귀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오히려 한미 미사일지침 해제 등에 반발하면서 대남·대미 공세를 강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은 25일까지 관영매체를 포함해 선전매체에서도 한미정상회담을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6일 군인 가족 예술소조(예술팀) 공연 참가자들과의 기념사진 촬영을 마지막으로 3주째 잠행 중이다. 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등으로부터 한미 회담 결과를 보고받아 대응 전략을 수립하고 발표할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북미 접촉 국면이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게 대체적 전망이다. 한미 정상 발언과 공동성명에는 북한이 대화 재개 명분으로 수용할 만한 내용이 없다. 남북 정상 간, 북미 정상 간 지난 약속을 존중하기로 한 건 진전이지만, 전반적으로 미국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을 뿐 구체적 대북 해법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일관되게 전제 조건으로 내세웠던 대북 적대시 정책의 재검토 가능성을 미국이 시사하지 않았기 때문에 당장 호응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동성명 내용에는 북한이 도발할 빌미로 삼을 만한 대목이 있다. 인권이나 대북제재 이행, 한미 군사협력 등 북한이 민감하게 반응해온 사안들이 담겨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은 미국의 대북 접근법이 변하지 않았다고 판단해 비난 담화 등으로 자신들의 입장을 다시금 강하게 환기하려 할 것"이라며 "특히 한국 정부를 흔들어 미국을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미 미사일지침 해제 선언과 미국의 확장 억제 공약을 군사적 위협으로 간주해 '9·19 남북군사분야 합의서 파기' 카드를 다시 꺼내는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중국과 더욱 밀착할 가능성도 있다. 홍 연구위원은 "북한이 이번 공동성명을 환영하지 못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중국 문제"라면서 "미국의 대중국 포위 전략에 한국이 한 발짝 다가설수록 북한의 중국 동조화 현상은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성 김 대북특별대표를 중심으로 물밑 대화 채널을 통한 접촉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궁극적으로 북한이 대화 제의에 응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장기화가 주요 변수다. 코로나19 대유행이 진정되거나 집단면역 자신감을 갖기 전까지 북한이 특사 파견이나 대면 접촉을 꺼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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