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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웅 뒤에 유승민, 이준석 뒤에 오세훈 있다?... 나경원 '발끈'

입력
2021.05.24 19:30
수정
2021.05.24 21:24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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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전 의원이 지난 2월 2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희망22 사무실에서 유승민 전 의원을 만나고 있는 모습. 국회사진기자단

나경원 전 의원이 지난 2월 2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희망22 사무실에서 유승민 전 의원을 만나고 있는 모습. 국회사진기자단

당대표 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이 때 아닌 계파 논쟁에 휘말렸다. 30대 신진 이준석 전 최고위원과 김웅·김은혜 등 초선 의원들이 약진하는 상황에서, 이들을 측면 지원하는 움직임과 그 움직임을 '계파주의'라 부르며 저지하려는 목소리가 부딪히고 있다.

이명박ㆍ박근혜 전 대통령의 퇴진 이후 계파 정치는 국민의힘에서 사실상 사라졌다. '계파'라는 표현이 다시 호출돼 ‘신(新)계파’ 논란으로 번지는 건 당권 경쟁이 그 만큼 뜨겁다는 뜻이다.

'신진' 응원하는 유승민ㆍ오세훈ㆍ원희룡… 나경원 "특정 계파" 반발

계파 논쟁의 불을 댕긴 건 오세훈 서울시장이다. 오 시장은 23일 페이스북에 “0선, 초선들의 발랄한 생각과 격식 파괴, 탈권위적 비전을 접하며 우리 당의 밝은 미래를 보았다”고 썼다. 이를 두고 4ㆍ7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자신을 도운 이 전 최고위원을 지지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초선 기수론 선봉에 선 김웅 의원이 ‘유승민계’로 분류되는 터라 계파 논쟁에 불이 붙었다. 지난 22일 열린 김웅ㆍ김은혜 의원과 이 전 최고위원의 토론회에 유승민 전 의원과 측근 인사들이 다수 참석한 것을 놓고도 뒷말이 나왔다. 원희룡 제주지사 역시 “젊은 바람이 전당대회를 휩쓸고 있다. 이 바람의 동력은 변화에 대한 열망”이라고 측면 지원 중이다.

나경원 전 의원은 크게 반발했다. 그는 24일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오 시장을 향해 “시정이 바쁠 텐데 왜 이런 언급을 하셨냐”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고, ‘유승민계’를 겨냥해서도 “특정 계파가 당을 점령하고 있으면 (외부 대권 주자들이) 당에 오기 어려울 수 있다”고 비판했다. 중진급 당권 주자 중 유일한 수도권 주자로서 '쇄신' 어젠다를 놓칠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특정 인물·계파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김은혜 의원도 김웅 의원과 이 전 최고위원을 겨냥해 “혁신적 변화가 절실한 우리 당의 발목을 잡는 계파가 저에겐 없다”며 “그런 정치는 구태의 상징”이라고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 당대표에 도전하는 이준석(왼쪽부터) 전 최고위원, 김은혜, 김웅 의원이 2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정치카페 하우스에서 당대표 출마자 초청 토론회 시작에 앞서 손을 맞잡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당대표에 도전하는 이준석(왼쪽부터) 전 최고위원, 김은혜, 김웅 의원이 2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정치카페 하우스에서 당대표 출마자 초청 토론회 시작에 앞서 손을 맞잡고 있다. 뉴스1


‘신구’ 구도 가열... 나는 “OO차” 신경전

당권 레이스가 '신진 대 중진' 구도로 갈리면서 신경전도 가열되고 있다. 24일엔 당대표 후보들이 서로를 차(車)에 비유하는 설전이 오갔다.

나 전 의원은 CBS인터뷰에서 “이번에 선출되는 당대표는 멋지고 예쁜 스포츠카를 끌고 갈 수 있는 자리가 아니라 짐을 잔뜩 실은 화물 트럭을 끌고 좁은 골목길을 가야 한다”며 정치 경력이 짧은 신진 후보들을 겨냥했다. 이에 김은혜 의원이 “화물트럭도 성능이 좋아야 대선에서 사고가 안 생기는 게 아니냐"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 전 최고위원도 “제가 올해 초 주문한 차는 전기차”라며 “깨끗하고, 경쾌하고, 짐이 아닌 사람을 많이 태울 수 있고, 내 권력을 나눠줄 수 있는 그런 정치를 하겠다”고 받아쳤다. 중진 그룹의 주호영 의원도 가세했다. “스포츠카든, 화물차든, 전기차든, 카니발이든, '문재인 운전자'를 끌어내리고 베스트 드라이버를 모시는 정권 교체를 주호영이 꼭 이루겠다”고 했다.

김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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