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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절없이 무너지는 비트코인... 이제 4000만 원 선도 위험

입력
2021.05.24 18:00
수정
2021.05.24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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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가격, 23일 한때 3,900만 원대로 추락
'김프' 걷어내고 보면 더 심각... 2월 초 수준
유력 인사들의 가상화폐 비관론 목소리 커져

미국과 중국의 규제 관련 가상화폐의 급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2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빗썸 강남센터 모니터에 비트코인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오전 국내 거래소에서 가상화폐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해 4,200만 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홍인기 기자

미국과 중국의 규제 관련 가상화폐의 급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2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빗썸 강남센터 모니터에 비트코인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오전 국내 거래소에서 가상화폐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해 4,200만 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홍인기 기자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비트코인 가격이 한 달 새 50% 가까이 빠졌다. 심리적 지지선이었던 4만 달러(약 4,500만 원) 선은 물론 3만 달러(약 3,400만 원) 선까지 위협받자, 코인 투자자들의 공포심은 극에 달하고 있다.

24일 오후 4시 기준,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은 개당 약 4,300만 원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마감가에 비하면 2~3%가량 높은 수준이지만, 지난달 중순 기록했던 최고가(약 8,200만 원)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전날 비트코인 가격은 한때 4,000만 원 선 아래로 내려가 3,900만 원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올해 2월 초 수준의 가격이다.

우리나라 거래소에서 유난히 코인 가격이 높게 책정되는 현상인 '김치 프리미엄'을 걷어내고 보면 하락 폭은 더욱 크다. 이달 19일 세계 최대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하루 만에 15% 가까이 폭락하면서 3만 달러 선을 터치했다. 이후 소폭 반등하긴 했지만, 23일 또다시 가격이 3만1,100선까지 내려가면서 3만 달러 선도 위험해졌다. 약 7~8개월간 계속돼온 상승 그래프가 2주 만에 바닥도 없이 무너져내리고 있는 셈이다.

24일 서울 강남구 빗썸 강남센터 라운지에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가상화폐) 시세가 나타나고 있다.뉴스1

24일 서울 강남구 빗썸 강남센터 라운지에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가상화폐) 시세가 나타나고 있다.뉴스1

비트코인을 제외한 알트코인 사정은 더 안 좋다. 2주 전만 해도 510만 원대까지 찍으며 나날이 신고점을 경신하던 이더리움은 23일 210만 원대까지 무너지면서 60% 이상 하락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입에 휘둘리던 도지코인도 비슷한 기간 65%가량 값이 떨어졌다.

지난주만 해도 "건강한 조정장"이라거나 "곧 반등할 것"이라고 주장하던 투자자들도 예상보다 길어지는 폭락장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중국에 이어 미국의 강력한 규제 입김까지 얹어지면서 날이 갈수록 악재가 쌓이고 있기 때문이다. 가상화폐 관련 커뮤니티에는 "지금이라도 빨리 팔아야 한다"는 의견과 "무조건 다시 오르게 돼 있으니 기다려야 한다"는 의견이 뒤섞여 혼란스러운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겨우 열흘 사이에 전체 가상화폐 시장 시총이 1,300조 원이나 사라지는 '허무한' 상황에 유력 인사들의 비관론은 점점 힘을 얻고 있다. 이더리움 창시자인 비탈릭 부테린은 20일(현지시간) 한 인터뷰에서 "가상화폐에 거품이 있다"고 지적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도 21일(현지시간) 기고문을 통해 "투기의 수단 외 가상화폐가 사용되는 곳은 돈세탁이나 불법적인 분야뿐"이라며 "효용을 찾을 수 없는 비트코인에 투자가 몰리는 것은 다단계 사기 수법과 같다"고 비판했다.

곽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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