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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정부, SNS 업계에 "'인도 변이' 쓴 콘텐츠 삭제해줘"

입력
2021.05.22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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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거 없고 국가 이미지 훼손" 주장
업체, "키워드 기반 검열 선례" 난색

최근 세계에서 코로나19로 사람이 가장 많이 죽는 인도의 우타르프라데시주 프라야그라즈에 있는 한 시장에서 13일 채소 판매상들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프라야그라즈=AP 뉴시스

최근 세계에서 코로나19로 사람이 가장 많이 죽는 인도의 우타르프라데시주 프라야그라즈에 있는 한 시장에서 13일 채소 판매상들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프라야그라즈=AP 뉴시스

인도 정부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업계에 공문을 보내 ‘인도 변이’(Indian variant)라는 용어가 들어간 콘텐츠를 삭제해 달라고 요구했다. 당연히 업계는 난색이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최근 인도 정보통신기술부는 “세계보건기구(WHO)가 ‘B.1.617’이라고 지칭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를 ‘인도 변이’로 부르는 콘텐츠들을 없애 달라고 요구하는 공문을 SNS 업체들에 발송했다. “인도 변이라는 명칭 사용에 아무 근거가 없다”는 게 인도 정부의 주장이다. 인도 정부 고위 관리는 “인도 변이라는 용어가 국가 이미지를 해치기에 공문을 발송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금껏 코로나 변이는 통상 처음 발견된 국가명을 앞에 붙여 불러 왔다. 공식 명칭이 대중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영국ㆍ브라질ㆍ남아프리카공화국 변이도 이런 작명의 결과다. B.1.617의 경우 인도가 맨 먼저 발견된 나라다. WHO는 “지난해 10월 B.1.617이 인도에서 처음 발견된 뒤 현재 전 세계 44개국에서 확인됐다”며 “인도를 제외하고는 영국이 최대 확산국”이라고 밝혔다.

SNS 회사들은 곤란하다는 반응이다. 한 SNS 업체 임원은 “인도 변이라는 단어가 담긴 게시물이 수십만 개에 달하는 만큼 모든 콘텐츠를 삭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더욱이 이러한 조치가 키워드 기반 검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변이가 핵심 원인인 인도의 코로나 확산세는 진정되는 분위기다. 하루 4,000명 안팎에서 좀체 줄지 않고 있는 신규 사망자와 달리 신규 확진자 수는 이달 초 41만명까지 치솟았다가 최근 20만명대 중반까지 내려온 상태다.

그러나 전 세계가 인도 변이의 서식지가 되고 있다. 지난 주말 브라질에서 첫 감염자가 발생한 데 이어 최근 태국에서도 지역 감염 사례가 처음 나왔다.

권경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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