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약속 있었을까...충돌 열흘 만에 이·팔 휴전 합의

입력
2021.05.21 08:11
수정
2021.05.21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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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전 2시부터 상호 간 조건없이 휴전
미국이 휴전 권고한지 하루 만에 결정돼

20일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가자지구의 한 건물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가자시티=EPA 연합뉴스

20일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가자지구의 한 건물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가자시티=EPA 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충돌 열흘 만에 조건 없는 휴전에 합의했다. 미국 정부가 휴전을 권고한 뒤 하루 만에 이뤄진 결정이다. 이로써 2014년 이후 최악의 사상자를 냈던 이번 충돌은 일단 마무리되는 분위기다.

이스라엘 정부는 20일(현지시간) 안보관계 장관 회의를 열고 하마스와의 휴전안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합의안에 따르면 휴전은 21일 오전 2시부터 시작된다. 이스라엘 정부는 성명을 통해 “휴전은 상호 간 조건 없이 이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마스 역시 로이터통신에 “이집트와 유엔 등이 중재한 휴전안을 수용했다”고 전했다. 다만 충돌의 원인이 된 동예루살렘 정착촌 문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휴전 선언은 충돌 내내 이스라엘의 방어권을 강조하던 미국이 압박 수위를 높인 지 하루 만에 이뤄졌다. 백악관은 19일 보도자료를 내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전화통화에서 “하루 안에 휴전으로 가는 중대한 긴장완화를 기대한다”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이번 통화는 충돌 이후 네 번째였는데, 앞선 세 차례 통화와 달리 이스라엘의 방어권을 언급하지 않았다. 인명 피해가 불어나고 국제사회의 중재 압박이 커지자 미국이 직접 나서 휴전을 권고한 것이다.

통화 직후 휴전안에 반발했던 네타냐후 총리도 결국 이를 수용했다. 네타냐후는 통화를 마치고 “이스라엘의 평화와 안전을 되찾는 목표가 이뤄질 때까지 작전을 계속할 것”이라고 성명을 발표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스라엘 국방부 고위 관리들이 “이미 작전은 큰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한 뒤 국제사회의 휴전 제안을 받아들이라고 네타냐후 총리를 설득했다고 전했다.

이로써 2014년 50일 전쟁 이후 최악의 사상자를 냈던 열흘 간의 무력충돌은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양측의 충돌로 가자지구에서는 아동 61명을 포함해 232명이 숨졌고, 1,900여명의 부상자가 나왔다. 이스라엘에서도 12명이 사망했고 300명 넘게 부상을 입었다. 이스라엘 공습으로 하마스 사령관이 숨지고, AP통신 등 외신이 입주한 가자지구의 건물이 붕괴되기도 했다.

이번 충돌은 지난 10일 이슬람 성지인 알아크사 사원에서 열린 반(反)이스라엘 시위가 발단이 됐다. 당시 이스라엘 정부가 동예루살렘 정착촌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을 쫓아내기로 결정해 반이스라엘 정서가 커지던 상황이었다. 이스라엘은 알아크사 사원을 폐쇄하고 시위를 강경진압했고, 하마스는 사원에서 병력을 철수하라며 10일부터 로켓포 공격을 시작했다. 이스라엘 역시 공습으로 응대하며 본격적인 무력충돌이 시작됐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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