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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AZ·2차 화이자 '교차접종', 400~500명 임상시험

입력
2021.05.20 17:29
수정
2021.05.20 17:59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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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 혈전증 논란 등으로 아스트라제네카(AZ)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에 대한 불신이 높은 가운데, 국내에서도 '교차접종' 연구가 시작된다. 1차에서 AZ 백신을 접종한 사람을 대상으로 2차에 다른 백신을 접종하는 방식인데, 이미 해외에서는 주목할 만한 연구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종류를 1차와 2차에서 달리 접종하는 이른바 '교차접종'에 대한 연구가 활발한 가운데 우리 방역당국도 조만간 임상시험에 나선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종류를 1차와 2차에서 달리 접종하는 이른바 '교차접종'에 대한 연구가 활발한 가운데 우리 방역당국도 조만간 임상시험에 나선다. 연합뉴스


1차 AZ 맞은 400~500명 '교차접종' 연구 시작

이유경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백신정보분석팀장은 20일 정례 브리핑에서 "국립보건연구원이 AZ 백신을 1차로 접종한 400~500명을 대상으로 2차에 다른 백신을 접종하는 교차접종 임상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연구 결과는 예방접종의 안정성과 효과를 높이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데에 기초 자료로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교차접종에 쓰이는 백신은 국내에 허가된 모든 백신을 대상으로 한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허가를 마친 백신은 AZ·화이자·얀센 등 3종류다. 모더나 백신은 식약처 심사가 진행 중이며, 허가를 받으면 교차접종 연구 대상 백신으로 포함될 수 있다. 다만 연구가 아직 기획 단계에 있는 만큼 구체적인 시기, 접종자 연령대나 집단 구성, 접종 간격과 방법 등 세부적인 계획은 정해지지 않았다.

해외선 이미 교차접종 시도한 국가도

교차접종 연구는 해외에서도 활발하다. 영국 옥스퍼드대 백신연구팀이 12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랜싯'에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AZ 백신 1차 접종 후 2차로 화이자 백신을 접종했을 때 오한이나 두통 같은 접종 후 이상반응이 기존보다 더 많이 발생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이상반응은 오래 지속되지 않았고, 안전에도 별다른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보고됐다.

스페인의 카를로스 3세 보건연구소 연구에서는 AZ 백신 1차 접종 후 2차로 화이자 백신을 맞은 그룹이 AZ 백신만 2회 맞은 그룹보다 30~40배 높은 면역 반응을 보인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현재 이탈리아, 러시아, 중국 등에서도 교차접종 연구가 진행 중이다.

일부 국가들은 이미 교차접종을 시행하고 있다. 독일은 AZ 백신을 맞은 60대 미만을 대상으로 2차에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을 맞도록 권고했고, 프랑스도 1차에 AZ 백신을 맞은 55세 미만에게 2차는 모더나 백신을 맞도록 했다. 올리비에 베랑 프랑스 보건부 장관이 먼저 나서서 AZ 백신과 모더나 백신을 교차접종했다.

"해외 자료로 결정 가능" vs "국내 연구 필요, 급하진 않아"

국내 교차접종 연구에 대한 전문가들 의견은 다소 엇갈린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연구 결과를 낸 뒤 교차접종 여부를 결정하려면 시기적으로 너무 늦어질 것"이라며 "애초 코로나19 백신 긴급사용승인을 할 때도 해외 연구 자료를 바탕으로 한 만큼, 이번에도 해외 자료를 참고해 결정하면 된다"고 말했다.

반면 국내 연구는 해야 하지만, 조급해 할 필요는 없다는 시각도 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스페인 등 유럽 국가는 백신 수급이 어려운 가운데 환자 발생이 급증해 계획적인 접종이 어려웠고, 때문에 교차접종 연구를 서두른 것"이라며 "국내는 상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엄 교수는 "지금은 정해진 일정대로 접종을 하고 추후 항체 지속성, 변이 바이러스 유행 여부 등을 보고 교차 또는 추가 접종을 고민해도 늦지 않다"고 덧붙였다.

김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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