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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혁신안 지지부진 끝에 이달 발표 유력...관건은 '당심'

입력
2021.05.20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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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서울 강남구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지역본부로 한 남성이 들어가고 있다. 뉴스1

13일 서울 강남구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지역본부로 한 남성이 들어가고 있다. 뉴스1

한국토지주택공사(LH) 혁신안이 이달 중 확정·발표된다. 직원 땅 투기 사건이 불거진 지 약 3개월 만이다. 정부 안팎에서 LH의 주거복지 부문을 분리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지만 공공택지 개발 및 신도시 조성 기능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당정협의를 거쳐 LH 혁신안을 확정할 예정인데, 더불어민주당에서도 LH가 택지 업무를 당분간 갖고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류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민주당에서 더욱 강력한 조치를 요구하며 정부안을 거부할 여지도 있다. 결국 LH의 운명은 당심(黨心)에 달렸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20일 제22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오늘 사실상 LH 혁신 정부안을 마련하고, 앞으로 있을 당정협의에 임할 계획"이라며 "LH 조직·기능 개편은 '과감한 혁신(쇄신), 주택공급 일관 추진, 주거복지 강화 계기'라는 기조하에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르면 다음 주 LH 최종 혁신안이 발표될 전망인데, 가장 유력한 방향은 주거복지 분리다. LH에서 임대주택 등을 담당하는 주거복지 조직을 떼어 주택관리공단과 통합하는 방식이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전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LH 혁신안과 관련해 "거의 해체 수준으로 결론 날 것"이라며 "지금처럼 막강한 권한을 한곳에 몰아줘 발생했던 문제가 또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로 지적됐던 택지개발 기능은 당분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2·4 주택 공급대책을 추진하기 위해선 LH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대규모 신도시 조성을 지방공기업이 맡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홍 부총리가 LH 혁신방안 기조에 '주택공급 일관 추진'을 포함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김 총리 역시 "땅을 만들고 집을 짓는 기능과 주택 공급 기능을 딱딱 구분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은 이제 여당으로 넘어갔다. LH 사태로 등 돌린 민심을 감안하면 민주당 입장에서는 정부안보다 더욱더 파괴적 혁신을 요구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여당은 지난 4·7 재·보궐선거 주요 패인으로 LH 사태를 꼽은 바 있다.

여당은 LH의 단계적 해체를 요구하고 있다. 일단 주택공급 역할을 남기되 3기 신도시 등 2·4 대책 사업이 어느 정도 완료되면 분리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궁극적으로는 분리·축소의 개념으로 (정부에) 말했다"며 "현 상황에서 3기 신도시의 차질 없는 공급을 위해서라도 LH의 택지개발 역할을 당분간 유지할 수밖에 없어 단계적으로 분리·축소를 추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LH 퇴직자의 취업제한 확대를 혁신안에 포함할 계획이다. 홍 부총리는 "설계 공모와 입찰 비리 등 부조리를 근절하기 위해 LH 임직원의 퇴직 후 취업제한 대상을 보다 확대하는 방안도 추가 검토할 예정"이라며 "2020년도 LH 경영실적을 가장 엄히 평가하고, 그 전 평가에 대한 수정 여부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진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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